예산 2배 늘려 2조원 확충 목표
질적 성장 위한 전략 재정립나서
일반고·외고학생 비율 35％로 상향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교 60주년을 맞는 2031년까지 세계 10위권 대학이 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지난해 영국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 조사 결과에서 41위를 차지했는데, 10여 년 안에 30계단 이상 순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31년 대학 예산을 지금의 두 배 이상인 2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
| 신성철 KAIST 총장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KAIST 비전 2031’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신성철 KAIST 총장은 12일과 13일 서울과 대전에서 잇달아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중장기 전략인 ‘KAIST 비전 2031’에 대해 설명했다.
창의(Creativity)·도전(Challenge)·배려(Caring) ‘3C’를 시대정신으로 꼽은 신 총장은 “국내 선도대학에서 글로벌 선도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는 성장 방안이 필요했다”고 비전 수립 배경을 밝혔다.
이어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위한 전략을 재정립했다”며 “취임 직후인 작년 4월부터 약 1년간 교직원·학생·동문을 비롯해 외부 전문가·외국인 교수 등 140여명의 논의를 거쳐 (전략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세계 10위권 대학’ 꿈을 이루기 위해 KAIST는 다양한 교육 혁신을 진행키로 했다. 다양한 인재를 찾기 위해 출신 고등학교를 보다 다양화하기로 했다.
현재 KAIST 학생 비율은 과학고·영재학교 출신이 70％ 정도다. 일반고와 외고 출신은 30％ 정도인데, 이 비율을 2031년 35％까지 늘릴 예정이다. 22％ 수준인 여학생 비율도 2031년까지 최대 30％로 높이기로 했다.
강의는 온라인으로 듣고 오프라인에선 토론하는 학습인 ’에듀케이션 4.0‘ 교과목을 지난해 581개에서 2031년 1천500개로, 무료 온라인 강좌 교과목 수는 지난해 12개에서 2031년 300개로 각각 늘릴 계획이다.
교수가 은퇴하더라도 해당 연구가 이어지도록 시니어 교수와 주니어 교수의 연구실을 잇는 ’초 세대 협업 연구실‘을 도입하는 등 연구 분야 혁신에도 박차를 가할방침이다.
양자 기술과 정밀 의료 등 미래 지향적인 연구를 지원하는 연구 그룹은 2021년까지 5개를 선정할 예정이다.
2031년까지 학교의 연구 성과를 기업으로 이전하는 기술이전전담조직(TLO)을 독립조직으로 분리하는 한편 캠퍼스에 벤처 기업을 유치하는 등 기술 사업화에도 힘을쏟는다.
또 외국인 교수와 학생·연구원을 유치하고 2031년까지 최소 1개 이상의 해외 캠퍼스를 설치하는 등 국제화도 가속화한다. 케냐 과학기술원 사업도 지속해서 추진한다.
KAIST는 이런 비전을 이루기 위해 충분한 재원을 조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31년에는 올해 예산(8천586억원)의 두 배가 넘는 2조원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연구비로 1조원, 정부출연금으로 6천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는 기술수입이나 기부금 등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구본혁 기자/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