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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국적 기업, 10년 전보다 세금 적게 내”
FT, 금융위기 이후 세금 대폭 경감
실효세율 2000년 34→24%로 떨어져


주요 다국적기업들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세금을 내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세계의 법인세 인하 움직임에 더해 각 기업이 세금 징수를 강화하려는 시도 앞에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인 탓이다.

FT가 전 세계 상장사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9개 업종)의 25년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공공재정에 대한 이들 기업의 기여분은 지난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세율과 실효세율, 실제 정부에 낸 금액을 고려한 비율 등을 두루 살펴봐도 결과는 같았다.


장기적인 추세로 보면 이는 더 뚜렷했다. 실효세율은 2000년 34%에서 현재 24%로 떨어졌다.

하버드대 재무법학 교수인 미히르 데사히는 “그동안 법인세를 둘러싼 많은 움직임과 조치가 있었지만, 현실은 매우 다르다”며 “세율 인하와 특허권에 대한 세금 우대조치 등은 법인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이는 지속되는 국제 조세경쟁의 역학관계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형 기술 기업의 평균 실효세율은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건강, 필수소비재, 소재 부문은 대체로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구성하는 국가들이 설정한 법인세율의 장기 추세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FT는 설명했다. 이 시기는 소비자와 근로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이 인상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회계법인 KPMG에 따르면 2008년 이후 각국 정부는 법인세를 5% 줄인 반면 개인에게 부과하는 세금은 평균 6% 늘렸다.

영국 옥스포드대의 마이클 데버루 법인세 전문가 마이클 데버루 교수는 “이는 정부 간의 경쟁이며, 멈출 줄 모를 것”이라며 “최근 미국의 법인세 인하는 정부 간 세제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감세법안에 따르면 기업이 해외에 보유한 현금을 미국 내로 들여오면 한시적으로 15.5%의 세율이 적용된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35%에서 21%로 낮췄다.

FT는 미국 정부가 일회성 징수로 약 4000억달러 규모 조세 수입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기업들은 벌어들인 이익에 대한 명목세율과 비교하면 최대 500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국가 간 이익 이전을 통해 세원을 잠식하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해석도 나왔다. 미국 기업들은 지난해 말까지 역외 보유 현금으로 약 2조6000억달러를 조성했다고 조세ㆍ경제연구소는 밝혔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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