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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회담·비핵화·비도발… 정의용 특사단 ‘선물 3종세트’ (종합)
- 정상회담 4월말 판문점에서 개최
- 김정은 ‘한반도 비핵화는 유훈’ 재확인
- 핵-미사일 도발 않는다 약속 받아와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정의용 수석특사가 이끄는 대북 특별사절단이 예상보다 파격적인 합의 결과를 가져왔다. 4월말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는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 선대의 유훈이라는 점을 김 국무위원장 입을 통해 재확인 했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여기에 핵도발 또는 미사일 도발이 없을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4월초로 예정돼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선 ‘이해한다’는 발언을 김 위원장이 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정 수석특사는 6일 저녁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방북 결과 브리핑에서 “대통령 특사단은 1박 2일 동안 평양을 방문하고 조금 전 돌아왔다. 방북기간동안 소임다할 수 있도록 격력 성원 국민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남북정상이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에 확고한 의지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특사단이 가져온 발표문은 모두 6줄이다. 요약하면 ▲4월말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문재인-김정은 핫라인 개설 ▲北, 체제안전 확인되면 비핵화 의사 표명 ▲북미관계 개선 위한 대화 용의 ▲남측 태권도 시범단 및 예술단 평양 초청 등이다.

가장 주목되는 지점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입으로 ‘한반도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는 점에 대해 언급했다는 점이다. 정 수석특사는 “특히 저희가 주목할 만한 것은 ‘비핵화 목표는 선대의 유훈이다. 선대의 유훈에 변함이 없다’고 (김 위원장이) 밝혔다”고 전했다. 한반도 비핵화는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다. 김 주석의 유훈은 북한에선 헌법 보다 상위 개념으로 인식되는데, 김 위원장이 ‘유훈’을 언급하며 비핵화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힌 것은 비핵화 의사가 매우 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대북 특사 경험이 있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역시 특사단이 방북하기 전 김일성-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이 한반도 비핵화였다는 점을 다시한번 김 위원장으로부터도 확인하고 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예상보다 이른 시기인 4월말에 남북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것 역시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특사단이 방북하기 전까지만해도 4월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예정돼 있어 이후 정세를 판단하기 쉽지 않은 상태였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될 경우 북한의 강경 반발이 불보듯 뻔한 상태에서 다시한번 한반도에 냉기류가 흐를 것이란 관측 역시 적지 않았다. 이같은 우려를 덜어내고 4월말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하면서 ‘평창올림픽’ 이후 한반도 정세는 적어도 4월말까지는 안정 기류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미연한군사훈련에 대해서도 일정부분 양해를 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정 수석특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측은 평창올림픽 위해 연기된 한미 연합훈련 등 4년전 예년 수준으로 이뤄지는 것을 이해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미 연합군의 전략자산 전개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던 북한측으로서 봤을 때 김 위원장의 ‘이해한다’는 반응은 예상을 넘은 수위로 평가된다.

최소한 대화 기간 동안은 추가핵도발이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점도 합의했다. 더불어 북측은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치 않을 것도 약속했다. 정 특사는 “김 위원장은 대화의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갖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등 문재인 정부는 당장 내일부터 남북 정상 간 통화가 가능한 핫라인 개설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4월말 예정돼 있는 남북정상회담 개최 전 양 정상의 통화를 한다는 계획도 이날 특사단 합의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날 북한을 다녀온 특사단 역시 이번주중으로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방북 결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계획이다. 이후 특사단은 중국과 일본을 방문해서도 방북 및 방미 결과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모라토리엄 수준을 넘어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 추진 및 남북 정상 간 핫라인 설치까지 합의했다”며 “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의 안정적 관리 및 한반도에서의 전쟁 방지와 정치적-군사적 신뢰구축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매우 중대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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