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두 시간으로 충분했다. 여권의 유력 대권 잠룡으로 꼽히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31년 정치인’ 경력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5일 오후 8시 JTBC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 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했고, 오후 10시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안 지사를 당에서 제명했다.

지난 민주당 19대 대선후보 경선 내내 자신을 “한 번도 민주당을 떠나 본 적이 없는, 공천을 주지 않아도 승복하고 당을 지킨 천연기념물”이라고 소개했던 안 지사는 그렇게 당과 이별했다. 이에 약 3시간 뒤인 6일 오전 1시, 안 지사는 도지사직 사퇴와 함께 정치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2시간 만에 날아간 안희정의 ‘31년 정치인 삶’

시작은 안 지사의 정무비서(6급) 김지은씨의 폭로였다. 김씨는 이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6월말부터 8개월 동안 네 차례의 성폭행,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안 지사가 지난달 말 그간의 성폭행에 대해 사과하는 동시에 자신을 또다시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 지사가 지난 2월25일 미투 운동이 한창 사회적 이슈인 상황에서 그(성폭행)에 대해 ‘상처가 됐다는 걸 알게 됐다. 미안하다’고 했다”면서도 “하지만 그날까지도 성폭행이 이뤄졌고, 더는 참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전면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이에 안 지사 측은 “부적절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며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고 JTBC에 해명했다. 그러나 김씨는 안 지사 측의 해명에 대해 “저는 안 지사와 합의를 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다. 동등한 관계가 아니다”며 “안 지사가 가진 권력이 얼마나 큰지 알았기에 저는 늘 수긍하고 그의 기분에 맞춰야 했다. 제가 원해서 가진 관계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거부) 표현을 했다. 저로서는 (안 지사의 성폭행에) 머뭇거리며 ‘어렵다’고 말한 것이 최대한의 방어, 거절이었다”며 “안 지사는 그것을 알아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자신이 방송을 통해 폭로하는 이유에 대해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는 “제게 가장 두려운 것은 안희정 지사다. 실제로 제가 (방송) 이후에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며 “이 방송을 통해 국민들이 저를 조금이라도 지켜주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를 막고 싶었다.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것도 안다.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며 안 지사에게 당한 피해자가 자신뿐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씨는 안 지사를 6일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