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대 개막…경제성장률 6.5%제시
중속 성장·강군화 메시지 뚜렷
중미간 무역갈등 의제…분쟁 변곡점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5%로 제시했다. 또 국방 예산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면서 미국에 버금가는 군사대국으로 도약하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와 함께 이번 양회(兩會ㆍ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가 G2 무역갈등을 주요 의제로 다루면서 중미간 무역분쟁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5일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개막식 ‘정부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5％ 정도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같은 수준으로 본격적인 ‘중속’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실제 경제성장률은 6.9％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중국 경제성장률은 2013년 7.8％, 2014년 7.3％, 2015년 6.9％, 2016년 6.7％를 기록했다.

중국은 올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2.6％로 낮춘다는 목표도 세웠다.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3%, 도시 신규 취업자 수를 1100만명 이상 늘려 도시 실업률을 5.5% 이내로 통제하기로 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이날 미리 배포된 업무보고에서 “올해 목표치는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 단계에서 고품질 성장 단계로 방향을 전환하는 현실에 부합한다”면서 “경제의 기본 국면과 취업 수용 능력을 볼 때 6.5% 정도의 성장률을 확보하면 비교적 충분한 취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적극적인 재정 정책 방향을 유지해 올해 적자율을 2.6%로 배정할 것”이라면서 “적자율을 지난해보다 하향 조정하는 것은 중국 경제가 안정된 가운데 양호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재정 수입도 늘릴 수 있는 기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인대에서 국방예산을 공개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업무보고에서 작년 대비 8.1% 인상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는 중국의 국방비 예산 증가 폭이 7% 정도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즉 항공모함 도입 등 각종 최신 군 장비 도입과 군 시설 개선을 통해 미국에 버금가는 군사 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이번 양회는 G2 무역전쟁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전인대 개막 하루 전인 4일 장예쑤이 외교부 상무부부장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원치 않지만, 미국이 중국의 이해관계를 해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중국과 미국 간에는 차이점보다 공동의 이해관계가 많다. 두 나라에는 협력만이 유일한 선택 사항”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장예쑤이 부부장은 주미 중국대사를 역임했으며 이번 전인대의 대변인이다.

장 부부장의 발언과 관련해 5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으며 이번 전인대에서 G2 무역갈등이 최대 의제로 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신은 G2간 무역전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중국의 정책 결정자들이 중국의 경제 성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안에서 미국에 응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입 철강 제품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