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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이탈리아 총선, 우파연합 최다의석
출구조사 결과, 포퓰리즘·극우 바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연합이 4일(현지시간)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 최다의석을 얻은 것으로 추정됐다.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은 약 30%의 표를 얻어 단일정당으로는 이탈리아 최대 정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이탈리아 의회는 불안한 상태의 ‘헝(Hung) 의회’ 출현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는 하원 기준 출구조사 결과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가 극우정당 동맹, 이탈리아형제들(FDI) 등 3개 정당과 손을 잡은 우파연합이 33.0∼36.0%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각종 성추문과 비리 의혹에 휩싸였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왼쪽)가 이탈리아 총선에서 우파연합의 승리를 이끌며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4일(현지시간)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 직후 현지 공영방송 RAI의 출구조사 결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연합(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ㆍ극우정당 동맹ㆍ이탈리아형제들)이 33.0∼36.0%를 득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거주지인 밀라노의 한 투표소를 방문, 투표를 하려는 순간 몸통 앞면에 검정색 펜으로 ‘베를루스코니, 당신은 (기한이) 만료됐어’(Berlusconi, sei scaduto)라는 문구를 새긴 반라의 여성 반대자와 맞딱뜨리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제공=AP 연합뉴스]

우파연합은 강경한 난민 정책을 천명하면서 지지세를 불려왔다. 다만, 정부 구성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로 인식되는 득표율 40%에는 못 미치면서 이들의 힘으로만 정부를 구성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FI는 12.5∼15.5%, 마테오 살비니가 대표를 맡은 동맹은 13.0∼16.0%, FDI의 득표율은 3.5∼5.5%로 예상됐다.

오성운동은 득표율 29.5∼32.5%로 단일 정당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얻을 것으로 조사됐다. 오성운동은 젊은 층과 이탈리아 남부 표심을 공략해 창당 9년 만에 이탈리아 최대 정당 자리를 꿰차게 됐다.

집권 민주당이 중심이 된 중도좌파 연합은 24.5∼27.5%의 표를 얻어 3위에 올랐다.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 단독으로는 사상 최저 수준인 약 20∼23%를 득표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탈당 인사들 주축으로 지난해 창당된 정당인 자유평등(LEU)은 3∼5%의 표를 얻을 것으로 집계됐다.

출구조사 결과가 들어맞으면 이탈리아 의회는 ‘헝(Hung) 의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과반 득표 정당이 없어 늘 불안하게 매달려 있는 듯한 상태를 일컫는다. 이에 따라 총선 이후에는 정부 구성을 위해 각 정당 간 새로운 연대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파연합은 연정을 구성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파트너 정당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반체제 포퓰리즘 정당으로 분류되는 오성운동, 반 난민ㆍ반유럽연합(EU) 성향의 극우정당 동맹당, FDI 등의 득세로 이탈리아에서 극우ㆍ포퓰리즘 세력의 급부상 가능성을 경계해온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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