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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독립 만세’ vs ‘박근혜 석방’…삼일절, 둘로 나뉜 ‘태극기의 눈물’
-독립운동 기념ㆍ태극기집회 같은 시각 열려
-‘朴재판 불만’ 보수단체 촛불조형물 파손도
-대학생등 ‘보수집회 오인될라’ 한반도기 들기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99주년을 맞은 3ㆍ1절, 서울시내 도심이 태극기 물결로 뒤덮였다. 한쪽에서는 독립운동가들의 아픔이 담겨있는 서대문형무소에서는 순국선열들의 넋을 기리는 행사와 이벤트가 진행됐지만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태극기 집회가 열리면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1일 오전 서대문형무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삼일절 기념식이 진행됐다. 형무소 역사관 정문에서 독립문까지 약 400m 구간 퍼레이드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문 대통령과 독립유공자 유족, 애국지사, 정계 인사 등 1300여명이 모였다. 어린 학생들이 태극기를 들고 행렬을 이끌었으며, 뒤로 백범 김구, 도산 안창호 선생의 초상이 뒤를 따랐다. 

서대문형무소 벽면에 붙은 태극기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문 대통령은 “3ㆍ1운동의 경험과 기억은 일제 강점기 내내 치열했던 항일 독립투쟁의 정신적 토대가 됐다”며 “(대한민국 독립은) 선조들이 ‘최후의 일각’까지 죽음을 무릅쓰고 함께 싸워 이뤄낸 결과”라고 응원했다.

서대문형무소 행사장 내 태극기 판매 매장이 인산인해를 이룬 모습.

서대문형무소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이들과 함께 현장을 찾은 부모, 연인과 친구 무리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입장대기시간이 20분에 달했다. 형무소와 각종 단체에서 지원한 이벤트 행사 현장도 북적였다.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강상인(21) 씨는 “역사를 전공하고 있는데, 이렇게 뜻깊은 날 선조들의 정신을 다시 공부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형무소를 찾았다”면서 “날씨가 춥고 대기줄도 길었지만, 최근 한반도 정세와 맞물려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페이스페인팅을 이벤트를 진행한 이벤트와닷컴 신은경(40ㆍ여) 씨는 “형무소를 찾은 관람객의 절반 이상은 페이스페인팅을 받은 듯하다”면서 “아이들이 태극무늬가 들어간 도안을 많이들 원해 뿌듯했고, 국가적인 행사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이날 정오, 보신각에서는 타종 행사가 열렸다. 박원순 서울시장,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이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태극기를 들고 함께 환호했다.

진보 성향의 ‘3ㆍ1민회 조직위원회’는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3ㆍ1혁명 100년 대회’를 열었다.

가족과 함께 서점을 찾았다 행사에 참여한 직장인 김경석(41ㆍ서울 중구) 씨는 “아이들에게 삼일절 정신을 직접 보여줄 수 있는 하루가 되서 좋았다”면서 “서점에서도 아이들이 삼일절과 관련된 학습만화를 잔뜩 구입했다”고 했다.

태극기 집회로 광화문이 가득 찬 모습.

같은 자리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태극기 집회도 진행됐다. 자리한 보수단체들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국의 공산화를 막아내자”, “박근혜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를 함께 볼 수 있었다.

인사동 앞 행렬에서 만난 김모(73) 씨는 “(최근 진행된)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구형을 받으시는 걸 보고 분개해 거리로 나왔다”면서 “국가가 위급한 것 같다. 제대로된 재판이면 그럴 수 없다”고 언급했다. 아이와 함께 집회를 찾은 양모(39ㆍ여) 씨도 “징계를 받을 사람이 징계를 주고 있다고 생각해 거리로 나왔다”며 “아이와 함께 태극기를 열심히 흔들었다”고 했다.

소녀상 앞에서 진행된 겨레하나 회원들의 집회 현장. 한반도기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현장에서는 한반도 기도 등장에 눈길을 끌었다. ‘대학생 겨레하나’ 등 10여개 단체는 이날 오전 11시에 탑골공원에 모여 행진을 진행했다. 소녀상 앞에서도 100여명의 회원들이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태극기 집회로 현장이 오인되는 것을 우려해 한반도기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현장에선 이들은 “(독립운동가들의) 피맺힌 역사가 왜곡되어 묻히고 일본의 군국주의가 부활하고. 한국정부의 무관심과 안일함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선배들의 억압된 삶을 바로세우겠다”고 강조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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