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서류에서 해방” 핀테크 핵심 ‘스크래핑’ 금융권도 눈독
금융기관·세무서 등서 필요한 데이터만 추출 가공해 제공

8300억원. 최근 정부가 ‘포용적 금융’의 일환으로 추진한 숨은 보험금 찾기 서비스 ‘내 보험 찾아줌(ZOOM)’ 으로 고객들이 찾아간 미수령 보험금 총액이다.

클릭 한 번에 사람들이 잊고 있던 보험금을 모두 찾아갈 수 있었던 비법은 무엇일까. 핀테크 기술의 핵심인 ‘스크래핑(Scraping)’에 관심이 높아진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금융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한 핀테크 서비스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특정 금융사와 관공서에서만 관리하던 정보들이 모이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스크래핑이란 인터넷 스크린에 보여지는 데이터 중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해 가공하는 기술이다. 스크래핑 기술을 기반에 둔 스타트업은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사나 국세청, 국민건강보험 등 공공기관에서 이용자 정보를 수집한다. 추가 서류 발급 등의 번거로움을 대신 처리하며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뱅크샐러드, 브로콜리 등 가계부 어플리케이션 서비스이 대표적인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처음 한번 사용자가 공인인증서를 등록해 연결하기만 하면 여러 은행 계좌의 예·적금 잔고부터 펀드, 대출, 신용카드 상환 예정 금액까지 정리한다. 카드 사용처와 항목을 분류해 소비 습관도 분석해 준다.

레드벨벳벤처스가 출시한 보맵은 스마트폰 인증 만으로 그동안 사용자가 가입한 보험상품 내용과 보험료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사용자는 보험사 별로 서로 나뉘어 있어 미처 몰랐던 중복 가입 특약, 과보장 등을 분석할 수 있다.

높아진 사용자 편의성에 사용자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보맵의 경우 하루 평균 접속자가 2000명에서 1만명으로 최근 한달새 급증했다. 레이니스트가 운영하는 뱅크샐러드는 국내에서 가입 가능한 1375개 예·적금을 비교 분석하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높아지는 스크래핑 기술에 대한 관심에 금융권도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최근 기업은행은 기업들의 영수증 관리 문제를 해결한다며 관련 영수증을 하나로 모아주는 ‘경리나라’ 서비스를 유료로 출시했다. 출시 한달여 만에 250여개 기업이 가입을 완료했다. KEB하나은행은 통신사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금융 애플리케이션 ‘핀크’를 출시하며 스크래핑 기술에 기반한 영업을 확대했다.

대형 금융사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핀테크 스타트업 업계에는 긴장감이 높아졌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대형 금융사들이 직접 들어오는 것은 치명적인 이슈다. 다만 A라는 보험사가 경쟁사인 B사의 상품을 직접 가입하도록 하거나 보험금 수령 과정을 처리하지는 못하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며 “일단 현재로서는 시장을 같이 키워 나간다고 보고 스타트업들로서는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단계”라고 밝혔다.

김진원 기자/jin1@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