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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동성 국면에 맥 못추는 지주사株…정책 기대감 끝났나
-저점 이후 회복세, 지주사<코스피
-“하락장에서는 자회사 우려 한꺼번에 반영…‘정책효과’ 기대감도 희미”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최근 한 달 국내ㆍ외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연말~연초 대세 상승장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냈던 지주회사들의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이 활기를 띨 때에는 각 자회사들에 대한 기대감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지주사 주가를 끌어올리지만, 반대로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을 때에는 자회사의 실적부진이나 사업차질과 같은 악재들을 한꺼번에 끌어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지배구조 개편 등 ‘경제민주화’ 공약의 덕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올들어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KBSTAR 지주회사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ETF)’의 가격은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4분기 이후 최저점(2363.77)을 기록했던 지난 9일 이후 2.8%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4% 오른 것과 비교하면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ETF 편입비중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롯데지주(-2.9%), 현대산업(-1.7%) 등이 같은 기간 하락권에 머물렀고, LG(2.4%), CJ(2.2%), 현대로보틱스(1.9%), SK(1.1%) 등이 지수보다 부진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저점 이후 지수 및 주요 지주사 주가 등락률 [자료=한국거래소]

지주사들은 글로벌 증시 급락의 악영향을 더 크게 받기도 했다. 지난달 말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지수가 지난 9일까지 7.3%의 하락폭을 기록한 가운데, KBSTAR 지주회사 ETF의 가격은 7.6% 내렸다. 결국 지주사들의 주가는 내릴 때에는 더 빨리 내리고, 회복기에는 비교적 더딘 회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지주사들의 주가가 지난해 하반기 대세 상승장에서 코스피 상승률을 웃도는 성과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KBSTAR 지주회사 ETF의 가격은 지난해 11월 30일 상장된 이후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지난달 29일까지 10.5%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상승률(4.9%)을 두배가량 상회하는 수준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아키젠바이오텍의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0%가까이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으며, 현대로보틱스(22.3%), GS(15.7%), 롯데지주(15.5%), SK(12.5%) 등이 두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대세 상승장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냈던 지주사들이 변동장세에서 부진한 주가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지주사 주가에는 자회사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가 한꺼번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강세장에서는 지수 상승률을 좇는 ETF에 자금이 몰리듯, 다양한 사업회사에 대한 기대감이 한 데 모이는 지주사에 대한 관심도 더욱 집중된다. 그러나 반대로 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일 때에는 개별 회사의 실적 전망 악화, 사업 차질 등이 각각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KBSTAR 지수회사 ETF 가격 및 코스피 지수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주사들이 갖고 있는 근본적 한계는 상장사 실적에 후행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라며 “코스피 상장사들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높지 않은 가운데, 개별 자회사들의 인수합병(M&A) 실패, 오너 리스크 등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급락장 이후 코스피 지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내리막을 지속하고 있는 롯데지주의 경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법정구속 이슈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상반기 지주사들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켰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지주사들은 지난해 대선과 맞물려 쏟아진 ‘경제민주화’ 공약의 영향으로, 주주 수익 환원 확대와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며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1~6월 LS와 SK의 주가수익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8.0%)을 뛰어넘어 20%대를 기록했고, 삼성물산(17.9%), 롯데지주(12.5%) 등도 오름세를 탔다. 그러나 올해에는 이와 관련한 ‘플러스 요인’이 크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남곤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지배구조 개편 등 정책효과 기대감으로 지수 상승률을 상회하는 지주사들이 많았으나, 하반기 이후로는 이같은 흐름을 찾아보기 힘들다”라며 “지주사라는 이유만으로 이목을 끌만한 특별한 이슈는 현재로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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