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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산은 “한국GM에 조건부 신규투자”
경영부실 전가 안돼…先실사 後지원
산은 증자참여는 고려하지 않아
기재·산업부 차관, 엥글 사장 면담


정부와 산업은행이 한국GM에 대한 28억 달러 상당의 신규 투자에는 조건부로 참여하되 27억 달러 상당의 출자전환 참여 요청은 거부할 방침이다. 한국GM의 쇠락을 불러온 GM의 경영부실은 스스로 책임지도록 하되, 추후 유사 상황을 막는 견제장치를 마련한다는 전제아래 신규 투자에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과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22일 배리 엥글 GM 본사 해외사업부문 사장을 만나 이같은 의견을 전달할 방침이다. 면담 장소와 시간은 비공개 방침이다.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왼쪽)과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이 2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 전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GM의 경영정상화와 관련한 정부 및 관계기관 대책회의 핵심 멤버로, 이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해오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한 관계자는 “GM이 한국GM에 빌려준 27억달러 상당의 대출금을 출자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 대해 정부와 산은은 높게 평가하고 있다”면서 “다만 산업은행이 17% 보유지분 만큼 증자에 참여하라는 요청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출자전환은 지금까지의 부실을 처리하는 문제인데 산은이 한국GM의 경영부실을 책임질 이유가 없다”면서 “본사에서 차입해 쓰던 돈을 회수하면서 모자란 돈을 산은에 메우라는 식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엥글 사장이 고 차관이나 이 차관 등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때 구체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과거 한국GM의 부실화를 살펴볼 수 있는 실사 역시 이달 안에 시작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실사는 본사로부터 고금리 대출과 이전가격 논란 등을 검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산은이 주주로서 감시·견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주요한 의사 결정에 거부권을 받아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앞서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20일 엥글 GM 본사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GM이 한국GM에 빌려준 27억 달러를 해소하지 않으면 연간 2000억원씩이자가 나가기 때문에 장사를 하나 마나”라고 발언하자 엥글 사장은 ‘출자전환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GM은 본사 차입금 27억 달러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산은에 지분 비율 만큼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산은의 지분율 17%를 감안하면 원화로 약 5000억 원 규모다. 정부와 산은은 GM의 경영 실패에 따른 책임을 복구하는데 들어가는 ‘올드머니’(Old Money)와 신규 투자에 필요한 ‘뉴머니’(New Money)를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2대 주주인 산은에 일상적인 자료 제공을 거부하고 산은의 주주감사권 행사를 무시하는 등 행위를 반복한 GM의 손실을 무작정 분담해줄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GM이 제시한 28억달러 상당의 신규 투자 계획에는 장기투자 약속과 경영 견제장치 등 안전장치가 충족된다면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GM은 시설투자 등 28억 달러 상당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밝히며 산은에 지분 비율만큼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원화로 약 5000억원 상당으로, 대출 등 형태가 유력 거론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재부, 산업부 등 관련부처 차관들이 엥글 사장을 만났다고 바로 지원대책을 발표할 수 없다”면서 “GM이 장기적인 투자 계획과 불투명한 경영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면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통해 지원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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