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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연은 아무래도…전자담배로 갈아타기는 했는데…
1월효과로 담배판매량 감소 속
궐련형 판매는 지속 증가 추세
냄새 약해 흡연량 되레 늘기도


#1. 두명의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직장인 김 부장. 올해부터 일반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탔다. 김 부장은 “가족들 모두 담배 냄새에 엄청 예민한데 궐련형 전자담배를 흡연 뒤 집으로 바로 들어가도 아무도 모른다”며 “요즘은 눈치 안보고 흡연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두 아이는 ‘아빠가 분명 담배를 피우고 온거 같은데…’라며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2. 지난주 설 연휴를 보낸 30대 직장인 이병기 씨는 진정한 새해가 시작된 만큼 가족의 평화(?)를 위해 금연을 하겠다고 온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선언했다. 하지만 올해만 벌써 두번째 발표다. 지난달에는 가족들로부터 금연 권유를 받아 억지로 이를 악물고 시도했지만 결국 작심삼일로 끝났었다. 이 씨에게는 ‘담배 좀 끊어라’라는 조언은 사실 큰 스트레스였다. 


새해가 올때마다 항상 세우는 목표 중 하나가 바로 금연이다. 애연가들은 금연 성공에 한발짝 다가가기 위해 새해벽두의 다짐을 끝까지 버텨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다시 담배 연기속으로 사라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신년때마다 금연 다짐 때문인지 지난 1월 담배 판매량은 2억5000만갑으로 전년 대비 9.1%(3000만갑) 줄기는 했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월 담배 판매량은 지난 2015년 담뱃값이 오르기 전인 2014년 1월(3억3000만갑)과 비교하면 23.7% 줄었다. 특히 지난해 전체 담배 판매량은 35억2000만갑으로 전년보다 3.8%(1억4000만갑) 감소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과 함께 2016년 12월 흡연 경고그림 도입으로 담배 판매량이 갈수록 줄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모든 애연가들의 금연 도전이 성공으로 끝나는 건 아니다.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 탄 김 부장 역시 올해 목표가 금연이다. 김 부장은 기존 일반 담배와 비슷하지만 냄새가 배지 않고 몸에 덜 해롭다는 주변 애연가들의 말에 넘어갔다. 결국 김 부장의 금연 도전은 실패했다. 김 부장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달리 찌워서 피우는 방식이라 덜 해로운 금연보조제로 인식한 것이 화근이였다. 흡연 습관을 줄이기 위해 구입했지만 냄새가 심하게 남지 않는 탓에 흡연량은 되레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새로 출시한 궐련형 전자담배는 지난달에만 2000만갑 팔렸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판매점 증가로 지난해 12월보다 3.0% 증가했다. 최근 3개월 간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지난해 11월 7.3%에서 12월에는 6.1%, 지난 1월에는 9.1%로 확대됐다. 지난해 5월 처음 선보인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8000만갑으로 2017년 전체 담배 판매량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PC방, 술집의 전면금연 이후 당구장과 실내골프장까지 금연 구역으로 되면서 애연가들의 설자리가 좁아지는 가운데서도 궐련형 전자담배 선호는 늘고 있는 것이다.

애연가 A씨는 “요즘 날씨도 추운데 점점 담배를 피울 만한 곳들이 줄어 들고 있어 흡연 구역을 찾아 헤매는 일이 많아지면서 자괴감까지 든다”며 “전자담배로라도 바꾸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금연을 아주 못하게 될까봐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최원혁 기자/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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