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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욕은 기본, 구타ㆍ왕따까지…“나도 당했는데” 간호사 ‘태움’ 제보 봇물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최근 한 신입 간호사가 사망한 사건을 두고 간호사 사회의 악습인 ‘태움’(괴롭힘) 문화가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간호사들 사이에서 자신도 당했다는 제보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조사에서는 신입 간호사 60% 이상이 교육 중 선배 간호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답을 했을 정도로 의료계 ‘태움’은 흔한 직장문화로 묵인되고 있다.

결국 직장 내 관행적 문화가 정신적ㆍ육체적 스트레스를 떠나 죽음으로까지 내모는 상황에서 같은 고통을 호소하는 간호사들이 조심스레 목소리를 내놓고 있으며,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의료개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이며 청와대 청원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방송 캡처ㆍ게티이미지뱅크]

간호사와 간호대생 인터넷 사이트와 커뮤니티 익명게시판에는 ‘태움’ 관련 상담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인사하는데도 안 받아주거나 시간이 없다며 모르는 걸 가르치기보다는 눈치껏 공부하고 현장에 임하라고 한다거나 실수라도 하면 심한 욕은 기본이고 부모님까지 들먹이며 모욕을준다고 적었다.

또 외모 지적은 물론, 앞에다 두고 ‘너 싫다’는 말을 하거나 집요하게 질문해 대답 못하면 꾸짖었으며, 없던 소문까지 만들어 이상한 사람을 만들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차트 모서리로 ‘꾹꾹’ 치거나 손가락으로 이마를 밀고 때리는 등 폭행도 다반사로 일어났으며, 선배에게 밉보인 신입은 병원 내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등 육체적 괴로움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한 간호사는 “정말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우듯 압박한다”며 “이미 ‘태움’은 신입 군기잡기 문화로 굳어진 상태”라고 적기도 했다.

이 같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현장을 떠나는 사례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첫 월급을 받고도 월급턱을 안 내 집단 미움 대상으로 찍혀 결국 사직했다거나 화장실이나 식사 갈 때마다 눈치를 보기도 했으며 검사를 위해 받아놓은 환자의 소변을 던져 맞는 바람에 정신적 충격을 받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퇴사한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포털 질문하기에는 ‘몇 년을 버텨야 태움이 없어지는지’ ‘신고할 방법은 없는지’ 등의 질문과 함께 ‘태움 심하면 이직이 답’이라는 답변들이 많이 보인다. 간호사 사회의 태움 문화가 잦은 이직으로 이어질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태움’ 문화는 왜 생길 것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의료계 인력난’과 ‘병원 시스템’이 관련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의 간호 인력이 선진국보다 3~4배 부족한 의료 환경이 원인이라는 것.

환자를 대하는 병원 환경상 작은 실수가 큰 파장을 낳는다는 생각에 예민해져 있으며 인원이 적다 보니 시간이 부족한 교육자에게 후임 교육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한 업무량이 많고 제반 여건들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상명하복식 집단문화로 인해 ‘태움’이 줄지 않는 만큼 ‘상향식 평가시스템’ 등을 도입해 상하 소통이 원활히 일어나도록 조직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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