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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일간 달려온 文 평창외교…‘운명의 3일’ 맞았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한반도의 명운을 가를 ‘평창 게임’의 서막이 올랐다. 새해 벽두부터 40일간 달려온 문재인 대통령의 ‘평창 평화 외교’가 최대 분수령을 맞았다. 결과에 따라 한반도는 평화 체제가 구축될 수도, 또다른 위기 국면이 재차 가열될 수도 있다. 지난 한해 지속됐던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평화롭게 해결될 지 여부에 전 세계가 숨 죽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과 북한의 ‘말의 전쟁’ 속에 일촉즉발 상황에 놓였던 한반도 분위기가 급반전한 건 올해 1월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부터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은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다.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즉각 화답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남북관계 만남을 제의한 것을 환영한다. 세계평화, 화합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남북 정상이 ‘화해’에 뜻을 모으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튿날인 1월 2일에는 통일부가 북측에 남북 고위급회담을 제안했고, 5일에는 북한이 회담 제안을 수용했다. 판문점 연락사무소도 개통됐다. 9일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만났다. 양측은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당초 합의안이 나오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비껴 회담 시작 12시간도 안돼 합의문이 나온 것이다. 이후 북한 예술단이 남측을 방문했고, 남측 선발대는 동해선 육로로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해 남북 선수들이 함께 훈련을 치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각국 정상을 향한 ‘전화 외교’전도 치열하게 폈다. 남북 대화의 최종 목적은 ‘한반도 비핵화’가 목적이라는 것을 주변 강국에 알리는 것이 목표였다. 남북 대화는 확고한 한미 동맹 기반 위에 서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월 4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 11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연쇄 전화 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발표로 문 대통령의 평화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의 또다른 변곡점은 지난 7일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 명단 발표였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대표단에 포함됐다고 북측이 알려온 것이다. 지난 6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가 올림픽 폐막식에 참가한다고 알려온 직후였다. 명목상 북한의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이 참가하면서 ‘형식’ 측면이 갖춰졌다면, 김여정의 방남은 ‘내용’ 측면에서 북한의 남북대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굴곡도 적지 않았다. 북한과 미국의 막말에 가까운 설전은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도 계속 터져 나왔다. 펜스 부통령은 “김정은이 평창을 납치했다”고 말했고, 북한은 “미국 본토가 상상할 수 없는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을 할 경우 북한이 반격하지 못할 것이란 의미의 ‘코피전략(bloody nose)’ 역시 올림픽 기간 중 미국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논란의 화두였다. 국내서는 남북 여자아이스하키팀 단일팀 구성을 놓고 2030 젊은층을 중심으로 파장이 일었다. 단일팀 논란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10% 넘게 떨어지게 했다.

평창 이후 한반도에 지속적으로 평화 상태가 유지되느냐는 평창올림픽 개막일인 9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사흘간 그려질 각국 정상들의 회동 결과에 달려있다. 핵심은 북미 대화 성공 여부다. 문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내놓을 평화 메시지 또한 전세계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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