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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짐싸는 외인 ‘투매’ 계속되나
-외국인 이달들어 1조6676억원 매도…삼성전자 집중
-미국계 국내 자금 유입 사상최대…대량 유출 우려도
-3월 FOMC 확인후 외국인 흐름 안정될 듯

[헤럴드경제=김나래 기자] 미국의 긴축 우려의 여진에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큰 손’인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내던지고 있어 ‘셀 코리아’ 본격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자금이탈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지만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30일 이후 7일(거래일 기준) 연속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다. 7일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3조5000억원어치에 달한다. 이달 들어서만 외국인은 1조6676억원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이 때문에 외국인들이 꾸준히 매수했던 종목들의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7일 기준)는 3.42% 하락하며 22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220만원 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이어 삼성전자우·LG화학 등에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집중되며 주가가 하락했다.

비단 국내 증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가 10년 가까이 풀었던 돈줄을 죄려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외국인은 유동성 축소에 대비하고 있는 태세다. 1월 말 100조9000억원에 달하는 외국인의 채권잔액도 불안요인이다. 단기물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외국인은 한미 금리차가 역전될 경우 순식간에 자금을 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앞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2005년 8월~2007년 8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19조7000억원이 빠져나간 바 있다.

특히, 미국 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유출 우려가 나온다. 국내 증시에서 미국 자금의 비중이 사상 최대치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인의 한국 상장주식 보유금액은 265조1180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전체 외국인이 보유한 한국 주식 635조9300억원 가운데서도 미국인이 가장 많은 41.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따르는 영국(48조3230억원, 7.6%), 룩셈부르크(40조9860억원, 6.4%)를 압도하는 규모다.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제로금리 정책을 시작한 2008년 말(64조5080억원) 이후 미국의 한국 주식 보유액은 4배 이상 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하락세가 미국 증시의 급격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체적으로 국내 증시 자체의 펀더멘털 문제가 아닌 만큼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장기화되거나 투매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발 금리 인상은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고 펀더멘탈의 이상이 아닌 만큼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원달러 환율도 급등해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차익이 줄다보니 현물을 대거 팔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선물을 대량 매도하고 있는 것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단기적으로 국내증시에서 3월까지는 이런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처음 진행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월에 열린다. 이때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금융 규제 완화 등 방향성을 확인한 이후 외국인들도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증시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투자 심리 위축의 원인인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며 “시장의 변동성 국면은 2월 또는 최대 3월까지 진행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ticktoc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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