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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실핏줄’ 골목길 살린다…후암동ㆍ성북동 재생
-도시재생 ‘면(面)’→‘선(線)’ 단위로 발상 전환
-후암동 두텁바위로40길ㆍ성북동 선잠로2길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서울 도심에는 600년이라는 긴 시간을 거치며 자생적으로 생겨난 실핏줄 같은 좁은 골목길이 많다. 한때 주민들의 사랑방이자 아이들의 놀이터로 단순한 ‘길’이 아닌 자연지형과 역사, 문화를 담고 있는 생활공간의 일부였지만 개발의 시대를 거치면서 대규모 아파트와 자동차 공간으로 자리를 내주며 사라진 경우가 많다. 남아 있는 골목길도 열악하고 낙후된 곳이 많다.

서울시가 골목길을 일과 삶, 놀이가 어우러진 곳으로 재생하는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은 도시재생활성화지역 등 일정 구역을 정해서 ‘면’ 단위로 재생하는 기존 도시재생사업과 달리, 골목길을 따라 1km 이내의 현장 밀착형 소규모 방식의 ‘선’ 단위 재생 개념을 새롭게 도입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미로같은 후암동 골목길

이 사업은 골목길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 낙후한 환경을 개선하며, 공동체를 되살리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예컨데, 어둡고 위험한 골목길 주변 생활환경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개선하고, 폐가를 카페나 식당으로 되살리는 식이다. 주민 주도로 담장 낮추기, 골목 마당 공유, 내 집 수선하기 등의 사업도 함께 진행한다.

시는 올 5월까지 골목길 재생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기본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이어 6월 자치구 공모를 통해 사업 대상지를 추가로 선정하고 골목길 재생을 본격적으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용산구 후암동과 성북구 성북동에서 시범사업을 벌인다.

후암동 두텁바위로40길은 남산과 인접해 있고 주거환경개선지구 사이 경사로에 마치 협곡처럼 위치해있는 곳으로, 폭 1~1.5m의 좁은 골목길이다. 시는 지역 내 활터골 경로당을 중심으로 골목전망대, 마을텃밭 등을 만들어 공동체 형성과 일자리 창출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성북동 선잠로2길은 조선시대 구릉지에 자연적으로 발생한 골목이다. 빈집이 10여 가옥에 달하며, 허물어져가는 높은 담장이 위협적이고 좋은 경관을 막고 있느 담장을 낮추거나 막다른 골목 3~4채 가옥이 대문을 열고 골목을 마당으로 함꼐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진희선 도시재생사업본부장은 “현재 서울에 남아 있는 폭 4m 미만의 골목길을 대부분 도시 개발에서 제외된 사유 골목으로, 그 동안 최소한의 행정개입만 이뤄져 매우 위험하고 열악한 주거환경을 갖고 있다”며 “골목길이 장터이자 놀이너, 쉼터이자 주거공간인 모로코의 도시 페스처럼 서울의 골목길을 시민의 흥미로운 삶을 담아내는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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