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최영미 폭로에도…시인협회 성추행 전력 새 회장 선출 논란
[헤럴드경제=이슈섹션] 한국시인협회가 성추행 전력이 있는 시인을 새 회장으로 선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단 안팎으로 반대여론이 거세다.

7일 시인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원로 9명으로 구성된 평의원 회의에서 감태준(71) 시인을 새 회장으로 뽑았다. 

1972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한 감태준 시인은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던 2007년 제자 성추행 사건 등으로 인한 고발로 이듬해 해임됐다. 하지만 법원에서 피해자 진술이 번복됐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감 시인은 해임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다른 제자에 대한 성추행 사건의 경우 여러 증거가 있어 사실로 봐야 하고 학교 명예를 훼손한 것이 맞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한국시인협회가 성추행 전력이 있는 인사를 새 회장으로 선출해 문단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시인협회 홈페이지 캡처.

평의원 회의에 참석한 한 원로 시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형사 사건이 무죄가 났다고 들었다”며 “감 시인을 (시인협회 회장으로) 선출하는 과정에서 큰 문제로 얘기되지 않았다” 선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최영미 시인의 문학계내 과거 성추행 고발 사실이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번 시인협회 새 회장 선출 과정에 반대 여론이 한층 거세졌다.

SNS를 통해 ‘#문단 내 성폭력’폭로 운동에 앞장선 탁수정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해시태그운동을 15개월 동안 아주 빡세게 한 후인 2018년의 문단 상태가 바로 이것”이라며 “원로들이 제발 뭐라도 해줬으면 하며 해시태그 운동 했더랬는데 이젠 진짜 바라지도 않고, 찬물이라도 좀 안 끼얹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 젊은 시인은“ ‘원로’들이 뽑았다고 하니 ‘원로’들 제발 손잡고 퇴장 부탁한다”며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다른 한 젊은 문인도 “성폭력 가해자가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인협회는 왜 기어코 수치의 똥물을 얼굴에 끼얹나”라고 성토의 톤을 높였다.

일반 누리꾼들의 시선도 따갑다.

관련 기사에 댓글로 “검사 성추행으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는데,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꼴...스스로 사퇴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시인협회가 온 국민의 지탄감이 되는 것(jmjm****)”, “미투 운동이 벌어지는 이 시점에 성추문이 있던 작가가 시인협회 얼굴이라는 건 시대착오적(vega****)”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시인협회의 한 관계자는 “해당 문제에 관해 외부의 문제 제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다시 논의해 신중하게 대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