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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막한 내일…전 오늘 공무원시험 포기합니다”
경쟁 치열·나이 부담 수험생
국비지원 교육 등 발길 돌려
겨울은 또다른 준비의 계절


공무원시험 삼수생이었다는 양모(28) 씨는 현재 컴퓨터학원에 다니고 있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 지난해 시험을 끝으로 수험생활을 포기했다. 양 씨는 “나이가 부담스러웠다”고 고백했다. 서울소재 4년제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양 씨는 국비지원으로 개발자 교육과정을 밟고 있다. 교육이 끝나는 3월까지 취업하는 게 목표다.

공무원과 로스쿨 시험, 대학입시 등 경쟁이 치열한 각종 시험의 수험생활에는 합격자보다 많은 탈락자가 발생한다. 수험을 포기한 이들은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하나’ 막막하다. 이들에게도 겨울은 준비의 계절이다. 

수험생 관련 자료사진. [제공=김재규 경찰학원]

5년간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던 김모(25) 씨도 마찬가지. 그는 현재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편의점에서 일을 돕고 있다. 김 씨는 특수보안요원 혹은 보안업체 취직을 고민하고 있다. 시험을 포기한 이유는 ‘막막했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 탓에 더 응시해도 된다는 자신이 없었다.

이에 김 씨는 방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나이가 들고 학자금대출 상환시기도 다가와서 더 이상 맘편히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면서 “특수보안요원이 되면 근무강도가 낮은 편이고, 급여도 제법 괜찮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 차례 변호사시험(변시)에 낙방한 30대 남성 A 씨는 오는 4월 발표되는 시험 발표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어렵사리 로스쿨을 준비했던 A씨는 로스쿨의 합격통지서를 받고 사표를 냈다. 누구보다도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변시의 문턱은 높았다. 상경계 전공인 그는 학교에 들어오기 전까진 법과 무관한 삶을 살아왔다. 그는 “올해도 시험에서 떨어지면 자격증 없이 취직을 해야 하지 않겠나”면서도 “아직 3번 더 응시할 수 있기 때문에 직장에 다니면서도 시험은 응시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2017년도 7급 공채 최종합격자는 820명이었다. 선발 예정인원이 730명이었는데 그보다 90명이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원자 수는 총 4만8361명에 달했다. 실제 시험을 치룬 인원은 2만7134명. 수만명이 고배를 마신 셈이다. 9급과 5급 공채, 경찰직 공무원까지 합치면 수험생 수는 그 이상이다.

준비생들이 수험생활을 포기하는 것은 이처럼 치열한 경쟁률 탓이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ㆍ대학생ㆍ구직자 1083명을 대상으로 ‘공무원 시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공무원 시험포기자들의 65.4%는 그 이유(복수응답)를 묻자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라고 답했다. ‘시험 준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부담스러워서(36.6%)’가 2위에 올랐고, ‘여러번 시험에서 떨어져서(6.7%)’라는 응답도 전체의 5위였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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