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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진왜란때 불탄 경복궁, 이전 모습 담은 ‘경복궁도’ 복원
-서울역사박물관, 1년 간 보존처리 통해 원형 복원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임진왜란으로 불에 타 소실되기 이전 경복궁 내 건물(전각)들의 배치 모습을 그린 ‘경복궁도’가 복원됐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송인호)은 약 1년 간 복원 처리를 마친 ‘경복궁도’ 족자(가로 71.3cm, 세로 127.6cm)를 공개한다고 7일 밝혔다. 경복궁은 조선 개국 직후인 1395년 창건돼 200년 간 조선 왕조를 상징하는 법궁으로 자리잡았으나, 1592년 임진왜란 때 완전히 불에 타 폐허가 됐다.

이후 역대 왕들은 창덕궁과 경희궁에 거처했고, 고종이 즉위한 이후에야 비로소 270년 만에 경복궁을 중건했다. 하지만 법궁의 영광을 되찾은 것은 잠시, 일제강점기에 궁내 건물 대부분이 철거당했다. 

<사진>경복궁도 복원 후 모습

이번에 복원된 ‘경복궁도’는 바탕 재질이 종이로 구성돼있고, 쪽색 종이로 장식해 상ㆍ하축을 달아 제작한 족자 형태의 필사본 고지도다. 국내외에 알려진 10여 점의 경복궁도 가운데 유일하게 ‘족자’ 형태 그대로 보존돼있다. 문소전이나 충순당 같이 지금은 볼 수 없는 조선 전기 궁궐의 모습이 담겨 있어 임진왜란 이전 궁궐에 관한 기록과 그림이 드문 오늘날 중요한 역사적 사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복궁 중건을 위해 임진왜란 이전의 모습을 고증하기 위해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1770년 영조가 세운 ‘친잠비’가 표시돼 있고, 고종의 경복궁 중건 이후 새로 세워진 수정전, 집옥재 등은 빠져 있는 점을 볼 때 제작시기는 18세기 말~19세기 후반 사이로 추정된다.

특히 경복궁도 중 유일하게 조선시대 족자 장황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쪽색 종이를 사용한 장황양식과 재료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근정전ㆍ사정전 등 주요 전각의 이름 아래 그 기능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국내ㆍ외에 알려진 10여 점 내외의 경복궁도 와는 차이를 보인다.

서울역사박물관이 2016년 경복궁도를 구매할 당시에는 족자 오른쪽 끝 부분이 아예 없었고, 얼룩과 접착제 약화에 따른 들뜸 현상도 심했다. 역사박물관은 경복궁도에 사용된 것과 똑같은 닥 섬유 종이와 헛개나무를 구하고, 전통 접착제인 소맥전 풀을 활용해 없어진 부분을 복원했다.

보존처리 과정에선 배접지(褙接紙ㆍ그림을 보강하기 위해 뒷면에 붙이는 종이)로 사용한 고문서도 5점 발견했다. 이 고문서는 학습용으로 작성한 과거시험 답안지로 추정된다. 유물의 제작시기가 불분명할 때는 배접지로 사용한 고문서가 시대를 역추적하는 단서가 된다.

한편,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목재, 금속, 도자기, 석재, 지류, 서화 등 연간 약 250여점의 다양한 문화재를 보존처리하고 있다. 향후 다양한 원인으로 손상된 문화재에 대한 보존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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