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대법원 판결에 억울함을 하소연한 이현주 감독의 입장에 피해 B 감독도 입장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

B 감독은 6일 SNS에 ‘가해자 이현주의 심경고백 글을 읽고 쓰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남겼다. B 감독은 “한숨부터 나온다. 그날 사건에 대해 생각하기도 싫어서 세세하게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 또 하게 된다”며 “이쯤되니 가해자는 변명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정말로 내가 원해놓고 뒤통수 친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감독의 입장문을 반박했다.

동성 성폭행 피해자 “합의했다고? 이현주 감독 명백한 거짓말”

B 감독은 ‘(사건이 일어난 후) 밥 먹고 차 마시고 대화하고 잘 헤어졌는데 한 달 뒤에 갑자기 신고했다’는 이 감독의 주장에 “명백한 거짓말”이라면서 “사건 다음 날 통화 이후 두 차례 통화가 더 있었다. 사건 이후 신고하기까지 약 한 달 동안 사과를 받기 위해 두 차례 더 내가 먼저 전화를 했는데 사과는커녕 내 잘못이라고 탓하는 얘기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싶다’는 이 감독의 말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1심 판결문의 일부 내용을 들어 답변을 대신했다.

B 감독은 또 이 감독의 ‘밥먹고 차마시고 대화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아야 했기에 근처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서 어찌된 것인지 묻고 싶었지만 점심시간의 시끌벅적한 소음 사이에서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중략)…거기(카페)에서 얘기를 좀 들어보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지 그것이 둘 사이에 합의된 성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뒀다.

끝으로 B 감독은 “나의 모교인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진상조사위가 꾸려졌고 관계자분들은 이 사태에 대해 매우 분개하고 있으며 엄중하게 사건을 파헤치고 다룰 것이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또한 가해자의 영화를 배급한 배급사로부터도 진심어린 사과를 받았다. 더 이상의 화살이 학교와 배급사로 가지 않기를 바라며 빠른 조치와 대처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이날 공식입장을 내 법원 판결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감독은 “이 사건에 대해 피해자나 그의 남자친구가 인터뷰를 하며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는데도 제 입장을 밝히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 이유는 저 역시도 이 사건으로 인해 수사와 재판을 거치는 동안 상상하기 힘든 고통 속에서 살아왔고 그러한 제 속사정을 말로 꺼내기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며 피해자인 B 감독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사건 당시 B 감독이 자신과 관계를 동의한다고 여길 만한 여러 사정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선을 감당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12월 준유사강간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