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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 직구 피해자 고소해도…‘5억 미만 해외사기’는 해결방법 없다?
-혐의뚜렷한 피의자 해외서 버젓이 활동
-경찰 “금액 적으면 인터폴 수배 안된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회원수가 1만3000여명에 달하는 기타 해외배송대행 카페에서 사기 사건이 발생했지만 피해자들이 구제를 받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다. 피의자가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데 피해액수가 5억원 미만이어서 ‘국제 공조수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 소비자원이 집계한 지난해 상반기 해외직구 소비자불만 접수는 약 5700여 건, 2016년 같은기간 대비 46%가량 증가한 모습이었다. 해마다 해외 구매대행으로 인한 피해는 늘어가는 추세 속에서,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명확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설명=이모(54)씨가 운영했던 명빈기타 카페 메인 이미지 갈무리.]

2일 영등포 경찰서는 ‘해외 배송대행으로 기타를 저렴하게 판매하겠다’며 돈을 받고 기타를 보내주지 않은 재미교포 이모(54) 씨를 지난해 11월께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2011년부터 명빈기타라는 카페를 통해 테일러ㆍ마틴 등 고가의 해외 기타 브랜드를 해외 배송대행으로 판매해 왔다. 이 씨가 현지에서 구입한 기타에 소액의 이윤을 남기고 한국 소비자들에게 배송해주는 방식이었다. 이 씨는 지난 2016년부터는 주문한 기타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배송해 주지 않았다. 이중 16명은 지난해 경찰에 사건을 접수했지만, 피해금액은 총 4041만원 규모다.

이 씨는 피해자들에게 “마틴기타를 주문해오던 딜러가 스토어를 폐쇄하고 잠적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책임하에 (기타를) 구매해 배송하겠다”고 카페에 글을 올렸다.

경찰은 혐의 사실이 확실했지만, 미국 영주권자인 이 씨가 현재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어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한 관계자는 “피해금액이 5억원이 되지 않으면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할 수가 없다”면서 “해당 카페를 폐쇄하고 더이상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영주권자인 이 씨가 입국할 시 통보를 요청했다. 수사하는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했다”라고 했다.

미국에서 홍보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꾸준히 근황을 업데이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이 씨의 SNS 활동에 불편한 심기를 비췄다.

여기에 피해자 A씨는 “이 씨가 기타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음에도 피해자 중 아직까지 기타를 배송받은 경우는 없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B씨는 “발달장애 딸을 위해 기타를 구입하다 1000여만원의 피해를 봤다”면서 “총 액수가 작은 금액일지 몰라도 개별 소비자들에게는 큰 돈이다. 무인도에 버려져서 국가의 도움에서 버림받은 느낌”이라고 하소연했다.

피해자들은 직접 미주한인회ㆍ현지언론과 접촉하며 사건 해결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에 피해사실에 대한 영상을 개제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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