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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도 경제적 여유도 없다” 평창올림픽에 무덤덤한 2030
인크루트 3700명 설문조사

“너무 바빠 드라마도 못보는데 생소한 동계 스포츠까지 관심 가질 수 있나요.”

“동계 스포츠는 피겨 밖에 모르는데 김연아 선수가 은퇴해서 관심이 떨어져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열기가 뜨겁지 않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올림픽이지만 관심도 측면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열린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때와 큰 차이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00년대초까지만 해도 대형 스포츠이벤트는 대부분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지금 2030 세대는 경제적ㆍ정치적 이유로 평창 올림픽을 무덤덤하게 바라보고 있다. 


2030 세대는 대다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바라면서도 저마다의 이유로 애정도나 관심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20대 학생들은 시간적ㆍ경제적 여유가 없어 올림픽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대학생 오혜민(24) 씨는 “방학이지만 토익 학원도 다녀야 하고 작은 인턴십도 계속 알아봐야해서 정신이 없다. 즐겨보던 드라마도 몇 주째 못봤다“며 “TV 자체를 잘 안 보다보니 중계에도 관심이 없다. 메달보단 스포츠 정신이 중요하겠지만 우리 선수가 메달을 따지 않는 한 따로 찾아보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씨와 같은 답변은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인크루트가 지난 1월 국민 3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 세대는 평창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기타 연령대에 비해 현저히 낮다.

해당 설문에서 ‘기대감이 전혀 없다ㆍ별로 없다’고 응답한 20대가 34.2%, 30대가 33.1%였다. 4050 세대가 같은 항목에서 각각 23.1%, 18.5%로 응답한 데 비해 기대감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2030세대의 미지근한 반응에는 시간적ㆍ금전적 이유 외에도 다양한 이유들이 뒤따랐다.

연일 쏟아지는 논란에 일부 젊은층은 ‘평창 퍼티그(fatigeㆍ피로)’를 호소했다. 직장인 심현보(31ㆍ가명) 씨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문제부터 시작해서 연일 논란거리가 보도되니 피로감이 생겼다. 실망했을 선수들 생각에 안타까워하던 차에 남북선수들이 하루하루 팀워크를 다져가고 있다는 기사를 보니 반갑더라. 이런 얘기를 더 많이 듣고 싶다. 2002 월드컵 때처럼 다같이 응원할 수 있는 행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직장인 이수현(28ㆍ가명) 씨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됐으면 하는 마음은 있지만 어떤 종목이 있고 누가 나오는지 솔직히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올림픽이 스타 마케팅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비판과 함께 애국 마케팅이 수명을 다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학생 김준호(23) 씨는 “각자도생 하도록 내던져진 세대여서 이민가고 싶어하는 주변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그런 사람들이 국가행사란 이유로 알아서 관심을 갖긴 힘들 것 같다”며 “기적처럼 한두명씩 나오는 스타에 마케팅을 의존하던 올림픽이 결국 바닥을 드러낸 것 아닐까. 자수성가의 아이콘이었던 김연아 선수를 보며 희망을 느꼈는데 은퇴하고 나니 올림픽에 관심이 덜 간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kac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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