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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경해진 美 시그널③] 심상치 않은 트럼프의 ‘평창 이후’ 구상
-대북압박 강화 예고…韓 북미대화 기대와 온도차
-美전문가, “김정은 어제 편히 잠잘 수 없었을 것”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한반도 구상이 예사롭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담보하지 않는 대화나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최대의 압박 고삐를 한층 더 옥죌 것임을 예고했다.

이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대화를 북미대화로 이어가고 싶어 하는 한국 정부의 구상과 결이 다르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북한ㆍ북핵문제와 관련해 애초 예상됐던 ‘눈이 번쩍 뜨일’만한 발언이나 직접적인 군사옵션 카드를 꺼내들지 않았다.

그러나 북핵문제와 관련해 “북한 핵ㆍ미사일이 곧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면서 “현실 안주와 양보는 침략과 도발을 불러올 뿐”이라며 북한의 숨통을 죄는 압박과 제재를 한층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이란, 쿠바와 묶어 적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지난 2002년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이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비난한 뒤 이라크를 공격했듯이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의 명분을 쌓고 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있던 날 한국 정부의 아그레망(임명동의) 절차까지 완료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주한미국대사 지명 철회 소식이 전해졌다는 점도 공교롭다.

차 석좌는 북한과 전면전을 피하면서 제한적 타격을 가한다는 대북 선제공격 구상인 ‘코피(bloody nose) 전략’과 한반도 유사시 주한 미국인 소개 작전 등을 둘러싼 백악관과의 이견으로 낙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차 석좌마저 낙마한 만큼 주한미국대사 후임에는 더한 강경파 인사가 올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북한 정권에 대해 비판을 넘어선 적개심까지 드러냈다.

특히 북한 정권을 겨냥해 ‘잔인하게 시민들을 억압하는 독재정권’, ‘사악한 정권’으로 비난하면서, 다리가 절제된 뒤 나무 목발에 의지해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거쳐 탈북한 지성호 씨를 소개하며 북한 인권문제를 집중 부각시켰다.

향후 인권문제를 고리로 대북압박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일 보도한 인터뷰에서 “미 의회에서 다리가 없는 탈북자가 목발을 힘껏 들어 올리는 모습 그 자체가 극도로 강력한 대북성명이었다”며 “김정은은 어젯밤 편히 잠잘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국정구상의 얼개를 밝힌 연설에서 남북대화와 남북관계 화해 무드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없이 대북 강경노선을 재확인함에 따라 한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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