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발작, 유산, 자살 생각까지..서지현 검사가 겪은 8년의 고통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지난 29일 검찰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성추행 피해를 폭로한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피해 뒤 지난 8년간 겪은 고통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일게 한다.

서지현 검사는 당일 밤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자신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이야기했다. 자신이 겪은 치욕적 경험을 대중 앞에서 공개하기란 어려운 일.

서 검사의 용기에 전국 수많은 시청자들의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0일 JTBC는 서 검사가 성추행 피해 뒤 지난 8년간 겪은 고통에 대해 전했다.

[사진=JTBC ‘뉴스룸’ 캡처]

서 검사는 발작으로 쓰러지기도 했고, 유산의 아픔마저 겪었다.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던 그녀는 자살까지 염두에 둘 정도였다.

지난 29일 용기를 내 방송 카메라 앞에 선 서 검사는 악몽 같았던 지난 8년을 되돌아봤다.

8년 전 성추행 피해 후 스스로 다독이며 어렵게 살아가던 서 검사에게서 억눌린 괴로움이 터져 나온 것은 작년 5월이었다.

서 검사는 “작년 5월에 (성추행 사건 장본인인) 안(태근) 검사 ‘돈 봉투 사건’이 터져서 안 검사가 계속 언론에 올라올 때 원인 모를 현기증으로 쓰러져서 입원했다. 검사를 했지만, 원인을 알 수 없었고, 발작성 현기증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사태로 앞당겨진 대선이 있던 지난 5월 그런 증세가 나타난 건 우연일까.

서 검사는 성추행의 고통을 가족이나 남편과도 나누지 못했다.

그는 “제가 사실 그런 제 고통을 가족이나 남편에게 제대로 털어놓지 않아서 그 사람들도 몰랐던 부분”이라고 말해 수 년간 가슴 속에 억누르고 있던 그의 감정이 얼마나 쇠약해지고 악화되었을지 짐작케 한다.

서 검사에게 이런 고통스런 심경은 그냥 참고 넘어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 검사는 스스로 정리한 기록에서 심경을 소상히 남겼다.

이후 어렵게 생긴 아이까지 유산되는 사건을 겪었다. 이때 앞서 막다른 골목에 몰려 극단적 선택을 한 이들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는 장자연, 성완종 등의 인물들을 떠올리며 진실을 밝히려면 목숨을 던질 방법밖에 없는지 되물었다.

서 검사는 이런 아픈 기억들이 잊으려 할수록 더 또렷해졌다고 말했다.

만약 그 자리에 가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검은 옷을 입지 않았더라면, 하고 후회하다가 모든 것은 내 탓이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서 검사는 누군가 그때 ‘네 탓이 아니라고 말해줬더라면’ 하며 구원의 손길을 갈망하기도 했다.

그는 “저를 억누르고 있었던 건 내가 어떤 잘못을 하진 않았을까, 내 잘못이 있진 않을까”라며 “굉장히 불명예스럽고, 이 불명예를 벗고 검찰을 나가야겠다.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범죄 피해당한 게 불명예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