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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금강산 이어 마식령 훈련도 취소하나…北 의도는?
-北, 언론보도ㆍ대북제재ㆍ송영무 발언 불만 표출한 듯
-합동문화행사 이어 마식령 스키공동훈련 취소 가능성도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북한이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행사를 일방 취소하면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결정으로 모처럼 화해기류가 흐르던 남북관계에 경고음이 들어왔다.

일각에선 북한이 금강산 합동문화행사에 이어 31일부터 1박2일로 예정된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도 취소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북한은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행사를 엿새 앞둔 29일 밤 돌연 이를 취소한다고 일방통보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이날 밤 10시10분께 보내온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명의 통지문에서 남측 언론들이 자신들의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진정 어린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고 내부 경축행사까지 시비 걸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에 “북측의 일방적 통보로 남북이 합의한 행사가 개최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어렵게 남북관계 개선에 첫발을 뗀 상황에서 남과 북 모두 상호존중과 이해의 정신을 바탕으로 합의한 사항을 반드시 이행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의도와 관련해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측이 우리 언론문제를 거론했는데 관영매체를 통해 이전부터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영향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남북 간 불협화음을 감수하면서까지 합의한 행사를 취소할 정도의 직접적 배경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2월8일 건군절 열병식을 앞두고 우리 언론보도를 문제 삼아 오히려 명분을 세우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열병식에 대한 남측의 비판적 여론에 대해 내정간섭 차원으로 인식하며 불쾌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주민 3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강산 합동문화행사 때 남측의 대중공연이 무대에 오르게 되는 점을 부담스러워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또 송영무 국방장관이 전날 싱가포르 풀러톤포럼에서 북한이 한국이나 미국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지도상에서 지워질 것이라며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낸데 대한 반발 차원이란 관측도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이후 급진전되고 있는 남북 화해무드에 가뜩이나 불만을 갖고 있던 북한 군부가 송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았을 것이란 얘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금강산 합동문화행사 취소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에 대한 비판적 언론과 함께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에 대한 소극적 대응, 그리고 송 장관의 자극적인 발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특히 “북한이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과 우리 인원의 갈마비행장 이용도 취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보다 금강산 합동문화행사 카드를 먼저 꺼내든 것은 공동훈련 뒤 북한 스키 선수들의 우리 전세기를 이용한 평창올림픽 참가를 염두에 둔 것인데 김 위원장이 조만간 이 부분과 관련해서도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남북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에 합의하고 31일부터 1박2일간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전인 30일 오전까지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과 관련해선 아직 특이동향은 없다”면서도 “아직 내부적으로 최종조율이 진행되고 있어 공식발표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강산 합동문화행사에 이어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까지 무산되면 우리측이 제안해 북한이 수용한 남북 간 주요 합의는 상당 부분 퇴색될 수밖에 없다.

다만 북한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을 공화국 창건 70돌과 묶어 민족적 대사라고 직접 언급한 만큼 평창올림픽에는 예정대로 참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양 교수는 “북한이 자신들의 지역에서 치러지는 행사는 모두 취소할 수 있겠지만 김 위원장의 통큰 결단이 빈말이 될 수 있는 만큼 남측 지역에서 치러지는 행사는 합의대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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