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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양 화재참사] 사망자 37명 대부분 질식사…고령에 중환자 많아 피해 컸다

응급실 뒤편서 화재발생…병원 도착전 25명 사망
현장감식 동행한 간호사 의식잃고 쓰러져 병원 이송

[헤럴드경제(밀양)=윤정희 기자] 밀양 화재참사로 3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화재원인과 사망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응급실 냉난방기, 천정, 소독실 등 간호사와 직원들 증언이 분분해 정확한 최초 발화지점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26일 오전 7시35분 발생한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 병원에 입원한 환자 37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사망자 35명의 신원 확인했지만 2명 불상인 상태"라고 밝혔다.

밀양시 소방당국은 화재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최초 목격자인 간호사와 함께 현장감식을 벌이는 한편, 정확한 발화지점을 찾기위해 감식을 벌이고 있다. 현장감식에 동행한 간호사는 감식을 마치고 화재현장을 나선 직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사진=윤정희 기자/cgnhee@heraldcorp.com]

화재당시 병원에는 의사 2명과 간호사 9명이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화재로 1층에서 근무중인 당직의사와 2층 책임간호사와 조무사가 사망했다.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은 “화재신고는 오전 7시32분에 접수됐으며, 32분에 선발대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1층 주출입구가 화염에 휩싸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7시42분에 2단계 대응을 발령하고 오전 8시13분에 부산소방본부에도 출동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천재경 밀양보건소장은 희생자 대부분이 질식사 한것으로 파악됐으며, 병원에 도착하기 전 사망한 사람만 25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한 부상자 중에 아직 10여명이 위독한 상태여서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에서는 뇌혈관전문병원으로 소문이난 세종병원은 5층 규모의 일반병동과 요양병동을 구름다리로 이어놓은 형태를 하고 있다. 화재가 난 응급실은 일반동 1층에 위치해 있으며, 같은 동 3층에는 중환자실이 위치해 있다. 이같은 구조탓에 불이 난 병동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사망자가 집중됐으며, 요양병동에서는 부상자가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들과 현장에서 구조를 도왔던 시민들에 의하면 화재로 인한 유독한 연기를 마신 중환자들이 이미 구조당시 숨진 상태로 여러명이 내려왔으며, 구조직후 바닥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할 정도로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시 가곡동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원(64) 씨는 “가게가 병원앞에 위치해 있어 출근직후,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알았다”면서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소방호스를 연결하고, 환자들을 구조하는 일을 도왔다”고 말했다. 당시 병원 앞쪽은 불길과 연기를 진화하기 위해 소방대원들이 물을 뿌리고 있었으며, 뒤쪽에 위치한 요양병원과 일반병동 사에에서 대부분의 구조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윤정희 기자/cgnhee@heraldcorp.com]

화재가 나자 시민들의 도움도 적극 이뤄졌다.

길을 지나던 우영민(25) 씨는 차량을 주차하고 구조활동 지원에 나섰다. 우 씨는 “당시 5~6명의 시민들이 소방대원을 도와 구조활동을 펼쳤다”면서 “3층에 연결된 구조용 탈출기구를 붙잡아주기도 했고, 탈출한 환자들을 부축해 구조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을 돕기도 했다”고 전했다.

화재가 1층에서 2층으로 번지기 전에 진압된 것과는 달리 사망자가 많이 나온 이유에 대해선 고령의 중환자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현장의 증언도 나왔다. 중환자실에서 탈출한 환자들 중에는 이미 6명정도가 사망한 상태였으며, 다른 환자들도 연기를 마셔 호흡이 곤란한 상태였다는 것.

한편 이날 오전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직접 밀양을 찾아 화재현장을 둘러볼 계획이었으나, 화재현장을 보존해야한다는 원칙을 감안해 응급실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상자들을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지시했다.

이날 오전 발생한 화재는 세종병원 1층에서 연기와 함께 불길이 시작됐으며, 다행히 2층으로는 번지지 않고 소방당국에 의해 1차 화재진압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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