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형광등이 예술이 될 때…빛을 다루다 ‘댄 플래빈’전
롯데뮤지엄 개관 기념, 댄 플래빈 첫 한국전

1960~70년대 초기작 14점 전시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2010년 롯데월드타워 착공때부터 논의 됐던 미술관이 마침내 문을 열었다.

롯데문화재단(이사장 신동빈)은 25일 롯데뮤지엄을 개관하고, 그 첫 전시로 미니멀리즘의 거장 댄 플래빈(1933~1996)의 개인전 ‘위대한 빛’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재단측은 롯데뮤지엄을 세계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흐름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키워내겠다는 구상이다. 소장품 위주가 아닌 연 3~4차례 기획전을 통해 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작가를 조망하는 한편 젊은 한국의 신진작가들도 소개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장 댄 플래빈 개인전이 이후엔 리얼리즘 초상회화로 유명한 알렉스 카츠전이 준비됐다. 

댄 플래빈, 무제 (당신, 하이너에게 사랑과 존경을 담아)’, 1973. [사진=이한빛 기자/vicky@]

한광규 롯데문화재단 롯데뮤지엄 대표는 댄 플래빈을 개관전 작가로 선택한 것에 대해 “한국에 잘 소개된 적 없던 작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자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산업제품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댄 플래빈의 역발상을 높게 평가했다”며 “롯데뮤지엄은 사람들이 입고,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몰에 입점해있다. 예술이 우리 삶에서 떨어진 어떤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롯데뮤지엄도 역발상인 셈이다. 앞으로 다양한 현대미술을 소개하고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신진작가 발굴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엔 댄 플래빈의 초기작을 만날 수 있다. 형광등만을 사용한 첫 작품인 ‘1963년 5월 25일의 사선(콘스탄틴 브란쿠시에게 바침)’(1963)을 비롯해 댄 플래빈의 1960년대, 1970년대 초기작 14점이 나온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348개의 초록 형광등으로 이루어진 ‘무제-당신, 하이너에게 사랑과 존경을 담아’(1973)다. 거대한 방을 벽처럼 가로지르는 이 작품을 따라 걷다보면 이곳이 전시장이 아닌 몽환적 공간으로 느껴진다. 처음엔 형광 초록으로 보이는 형광등이 작품의 마지막에 이르러선 백색으로 보이는 착시현상도 흥미롭다. 

댄 플래빈, 1963년 5월 25일의 사선 (콘스탄틴 브랑쿠시에게)’, 1963 [사진=이한빛 기자/vicky@]

아쉬운 것은 전시 구성도 댄 플래빈의 작품처럼 ‘미니멀’하다는 지점이다. 작가의 작품 이외 사진, 드로잉, 컨셉노트, 인터뷰 등 아카이빙 작업을 함께 보는 것에 익숙한 관객에겐 낯설만 하다. 빛 만으로도 공간을 채우고, 공간까지도 작품이라는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기까지 관객이 건너야 할 현대미술의 징검다리가 상당하다.

이번 전시는 1996년 작고한 댄 플래빈의 작품을 다수 소장한 미국 디아 아트 파운데이션과 협력으로 탄생했다. 댄 플래빈의 첫 해외전시이자, 디아 아트 파운데이션이 해외 기관과 함께 여는 첫 전시기도 하다. 전시는 4월 8일까지.

/vi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