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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연세대 청소노동자’ 사태, 결국 학생들이 나섰다
-확대운영회의서 학생측 ‘비정규직 문제 해결’ 촉구
-학교 측 “예산 때문…정부가 나서야 한다” 주장
-22일 기준 14개 학생단체 공동대책위원회 동참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연세대학교 학생대표들이 학교 측에 청소ㆍ경비 노동자 구조조정 문제 해결을 직접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학교 측은 ‘예산 부족 때문에 일어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24일 연세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에 따르면 학생들은 지난 23일 오후 4시 연세대 백양관 대강당에서 열린 확대운영회의 자리에서 학교 측의 문제 해결방안을 질문했다.

23일 오후 4시 연세대 백양관에서 진행된 확대운영회의에서 연세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학생들이 피켓을 든 모습.

이날 자리한 김연준 연세대 문과대학 동아리연합회 부회장은 “인력 감축 문제는 (청소) 노동자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직원ㆍ교수들에게도 해로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경영적인 문제로) 어쭐 수 없다는 입장 외에 해결책을 제시할 생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동로 연세대 기획실장은 “2년간 일해보니 상황은 제로섬 게임에 가깝다”면서 “약 8년째 등록금 인상이 되지 않고, 입학금도 없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해결책은 정부의 지원금을 늘리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확대운영회의는 학생 단체 대표들과 학교 수뇌부들이 현안을 토론하는 자리다. 각종 교내 현안들이 언급된다. 이날 학교측에서는 김 기획실장 외에도 이재용 교학부총장, 이호근 교무처장과 이광환 국제캠퍼스 종합행정센터 소장 등이 자리했다.

공대위 측 10여명의 학생들이 이날 ‘청소ㆍ경비 인력감축 중단을 요구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학교 측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확대운영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강당 뒤에서 피켓을 들고 자리를 지켰다.

이날 피켓을 든 연세대 경제학부 김종현 학생은 “학교 측은 거듭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공대위 학생들이 든 피켓.

연세대 청소ㆍ경비 노동자 문제는 점차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연세대는 청소ㆍ경비 노동자 31명이 정년 퇴직한 자리를 3명의 알바 인력으로 대체했고, 공공운수노조 연세대 지회 측은 크게 반발했다. 이후 집회를 가지고, 본관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묵묵무답이다. 

교육부와 청와대도 나서 “교육기관이 최저시급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경우,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문제의 해결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원안을 고수했다. 대학 재정의 악화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 입장이다.

학생들은 공대위를 조직하며 문제 해결을 주장하고 있다. 참여한 학생단체가 제55대 연세대학교 중앙운영위원회, 약학대ㆍ생활과학대ㆍ문과대 학생회 등 지난 22일 기준으로 14개에 달한다. 공대위 측은 “현재 꾸준히 학생 단체들의 참여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은 24일 기준 9일째 본관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농성중인 본관 모습.

최저시급 인상 이후 연세대 외에도 홍익대와 고려대, 동국대, 숭실대 등 대학에서 청소ㆍ경비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고려대는 10명의 미화노동자, 홍익대는 4명의 미화노동자를 지난해 말과 올해 초순 감축했다.

여기에 손승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조직부장은 “(최저시급 인상의) 배경은 양질의 일자리 만드는 것인데 되레 대학에서 구조조정 일어났다”면서 “대학은 영세사업자라든지, 작은 민간 업체가 아니다. 지불능력 있다. 최저임금을 핑계대고 구조조정을 진행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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