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큰 부진을 겪은 현대ㆍ기아자동차의 반등은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맞춤형 신차’와 하이브리드차(HEV)ㆍ전기차(EV) 등 친환경차가 좌우할 전망이다.
24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지난해 두 회사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36.1% 급감한 114만5012대로 집계됐다.
‘반토막’에 가까운 부진 속에서도 위안이 되는 것은 현지 전략형 신차와 친환경차 모델 차종의 판매는 호조를 보였다는 점이다.
 |
| [사진= 기아차가 작년 10월 내놓은 중국 전용 신형 포르테] |
일단 지난해 3월 현대차가 내놓은 준중형 ‘올 뉴 위에동’은 지난해 총 2만702대 팔리며 신바람을 냈다. 기존 구형 모델을 더한 위에동의 지난해 전체 판매량은 4만317대로, 2016년 판매량(2만1092대)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16년 한해 월 평균 1만3000대 이상 팔리며 인기몰이를 했던 소형차 ‘위에나’는 사드(THAAD) 여파가 심화된 지난해 4월 2862대까지 판매량이 추락했지만 해빙 무드가 시작된 10월 이후 월 1만대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9월 중국 시장에 투입된 소형차 ‘올 뉴 루이나’도 12월까지 4개월 동안 2만7069대 팔리며 선전했다. 지난해 마지막달인 12월 판매량은 8896대로, 2016년 7월 구형 루이나 판매량(1만957대)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차가 작년 10월 내놓은 준중형 ‘올 뉴 포르테’는 연말까지 3개월 동안 6060대 판매됐는데, 특히 12월(3093대)엔 2015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월 판매량 3000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9월 투입된 소형 페가스 역시 4개월간 1만612대 팔리며 소형차 판매 호조에 힘을 보탰다.
친환경차도 현대기아차 반등의 또 다른 열쇠다.
중국 현지 생산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각각 2034대, 4096대 팔리며 중국시장 내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을 전년 대비 3.7배로 불렸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8월부터 ‘엘란트라 EV(전기차)’와 ‘쎄라토 EV(현지명 화치 300E)’등 중국 전략형 전기차까지 라인업을 확대한 상태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8월 중국 제품 전담조직인 ‘중국제품개발본부’를 신설하며 중국 현지 특화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8 현장에서 “지난해 (중국시장) 위기는 굉장히 심각했지만 좋은 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상품과 디자인, 조직 등 모든 측면에서 우리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되돌아봤다. 연구소 조직도 중국으로 옮겨 현지인을 다수 채용하는 등 현지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나 내년부터 효과가 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badhone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