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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남대 열람실에 걸린 24m 그림, 뭔가 알아봤더니...
[헤럴드경제=이슈섹션] 경북 경산시 영남대 중앙도서관 지하 1층 열람실에 공부하는 학생들 뒤에 걸려 있는 길이 24m, 폭 1m짜리 그림이 알고 봤더니 유명 예술인의 합작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그림에는 세 명 이름이 보였다. ‘일천구백칠십년 삼월 일 일’이라는 붓글씨와 함께 ‘그림 유산 민경갑’, ‘글 노상 이은상’, ‘글씨 일중 김충현’. 1970년 당대 최고의 동양화가ㆍ시인ㆍ서예가가 낙동강 1300리를 헬기를 타고 돌아보고 합작해 그렸다는 ‘낙동강천리도’였다. 공동작업으로는 국내 최대 크기의 수묵화로 전해지기도 했지만, 250만번 이상 붓을 잡고 그린 그림으로도 유명하다. 

[사진=영남대]
[사진=영남대]

유산 민경갑(85)은 청와대 접견실에 걸린 ‘장생’을 그린 동양 화가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역임했다. 노상 이은상(1903~1982)은 가고파, 고향생각, 성불사의 밤을 쓴 시인이다. 일중 김충현(1921~2006)은 한국서예가협회 이사장을 지낸 국내 최고의 서예가다.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는 50여 년 전 우리나라 최초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공동 작업) 그림이 지하 열람실 벽에 걸려 있는 셈이다.

영남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1967년 영남대 개교 3주년을 맞아 기념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낙동강천리도를 생각해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낙동강천리도는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에 의해 완성됐고, 영남대에 전해져 과거 캠퍼스가 있던 대구시 대명동 도서관에 내걸렸다. 그러다 세월이 흘렀고, 무관심해졌다. 2005년쯤 경산시 교내 중앙도서관 지하 열람실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지하 열람실에 걸린 낙동강천리도는 서길수 영남대 총장이 최근 발견했다. 서 총장은 “주호영 국회의원 등 과거 영남대에서 공부했던 지인들이 낙동강천리도를 기억해 행방을 물어 확인해보니 열람실에 그림이 꺾인 상태로 걸려 있었다”며 “문화재급 그림인 만큼 학교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잘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남대는 지난 22일 실무위원회를 꾸려 낙동강천리도를 열람실에서 내와 관리하기로 결정했다. 조만간 그림 영인본(影印本)을 제작해 학교 공연장인 천마아트센터 입구에 건다. 원본은 복원과 재생 작업을 거쳐 영남대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할 방침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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