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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판의 원조’ 화장품업계…情까지 얹은 ‘모바일 카운셀링’
1960년대는 우리 경제가 산업 구조의 근대화 문턱에 들어서고 자립 경제의 기반을 다진 시기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화장품 시장에서는 밀수된 외제 화장품이 범람하고 있었고 ‘화장품 유통’이라는 개념도 모호한 상황이었다. 이때 화장품 업계는 새로운 유통경로인 ‘방문판매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1980년대 중반까지 방문 판매는 절대 우세했다. 1985년 국내 전체 화장품 매출의 85% 이상이 방문 판매를 통해 거래될 정도였다. 그러나 화장품 할인 코너의 등장으로 인해 방문 판매 시장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1988년을 고비로 시판 시장의 유통 물량이 방문 판매 시장 물량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불과 2~3년 사이에 일어난 변화였다. 

방판의 모든 종사원은 고객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 사진은 아모레 카운셀러의 재능 기부 활동 모습. [제공=아모레퍼시픽]

하지만 디지털을 만나면서 방문판매는 또 한번의 발전을 거듭하며 다시 부활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카운셀링이 가능하도록 카운셀러의 능력을 배양하고 고객에게 판매 이외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해 유통 채널의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다.

현재 아모레퍼시픽 카운셀러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인 ‘뷰티Q’를 통해 고객과 상품에 대한 분석 자료도 조회할 수 있고 인터넷으로 즉각 제품 신청도 가능하다. 또 상품 및 미용 정보, 피부 검사 시스템 등도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카운셀링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 카운셀러와 관계를 맺고 있는 방문판매 경로의 고객만 약 250만명에 이르며 뷰티Q는 지난해 10월 누적 다운로드 1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20대부터 시니어층까지 전 연령층의 다양한 고객이 뷰티Q를 활용하고 있다”며 “향후 연령대에 따른 정보 및 서비스를 마련함으로써 보다 고도화된 콘텐츠와 시스템 구축에 힘쓸 계획”이라고 했다.

방문판매의 다른 경쟁력은 개인별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방문판매 경로의 특성상 방문 판매원은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날 때마다 ‘정(情)’을 기반으로 고객을 대함에 성심성의를 다한다. 이러한 활동 결과 고객들은 제품에 대한 만족도 뿐 아니라 신뢰까지 얻게된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정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은 세월이 흐르면서 영업방식이 현대화돼도 변하지 않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화장품 사업에서 방문판매 비중이 약 10% 정도인 LG생활건강 역시 고객과의 신뢰를 위해 진화하고 있다.

최근 방문 판매원은 브랜드 전용 앱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카운셀러 전용 앱을 통해 제품 소개 동영상 등을 고객들에게 소개시켜주고 매출이나 고객들의 마일리지 등을 직접 관리한다. 또 관심이 있는 직장 여성들을 위해 회사 근처로 찾아가 제품을 테스터하고 샘플링을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LG생활건강은 판매사원을 뷰티 라이프 전문가로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이나 콘텐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방판 사업은 사업특성상 우수한 판매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운셀러의 직급이나 니즈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브랜드별 제품 또는 프로모션 캠페인 등과 관련한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해 전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운셀러를 대상으로 매일 아침 진행되는 대리점 상시 교육 외에 LG생활건강이 자체 개발한 모바일 및 온라인 교육시스템 ‘엘-레몬’ 앱을 오픈해 다양하고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방문판매는 카운셀러가 고객을 직접 만나서 소통하기 때문에 고객 개개인의 피부 타입에 따른 제품과 관리방법 등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런 장점 때문에 한번 관계를 맺으면 단골 고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최원혁 기자/cho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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