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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방의약품 시장 1위 ‘종근당’…제품 10위권에 국산약은 고작 ‘1개뿐‘
-2017년 원외처방 조제액 현황 분석
-종근당, 4820억원 처방액으로 1위
-가장 많이 처방된 의약품은 ‘비리어드’
-10위 의약품에 국산약은 ‘아모잘탄’ 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처방 의약품 시장에서 종근당이 가장 많은 처방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처방 의약품 시장 상위권을 국내 주요 상위사가 차지한 반면 개별 의약품 처방 실적에서 국산 제품은 상위 10위권에 하나만 포함될 정도로 성적이 초라했다. 아직 처방 의약품 시장에서 국산 의약품이 다국적사 의약품에 비해 영향력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불균형을 깰 수 있는 국내사들의 분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종근당, 한미, 유한 등 국내 상위사 선전=원외처방이란 환자가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고 처방전을 받아 병원 밖 약국에서 구입한 의약품을 말한다. 대부분의 전문의약품 매출은 이런 과정을 거쳐 집계되기 때문에 원외처방 실적은 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매출 기준이 된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의 2017년 원외처방조제액 실적에 따르면 지난 해 가장 많은 처방액 실적을 올린 제약사는 종근당이었다. 종근당의 지난 해 처방액은 4820억원으로 2016년(4813억원)에 비해 약 0.1%가 증가했다. 종근당은 2년 연속 원외처방 시장에서 가장 많은 실적을 올렸다. 종근당은 2016년 국내 판권을 가져 온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의 매출 성장이 실적 향상에 좋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종근당은 지난 해 제약사 중 처방액 1위를 기록했다.

이어서 한미약품이 4759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한미는 2016년 4558억원에 비해 4.4% 증가하며 1위 종근당과의 격차를 100억원 내외로 줄였다.

3위는 유한양행이었다. 유한양행은 지난 해 4667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2016년 4216억원에 비해 무려 10.7%나 실적이 상승했다. 유한은 2016년 대웅제약과, 화이자에 이어 원외처방 시장 5위에 머물렀지만 도입한 다국적사 제품들인 ‘비리어드’, ‘트라젠타’, ‘트윈스타’, ‘프리베나’ 등의 처방이 꾸준히 상승하며 1년 만에 두 계단이나 상승했다.

다국적제약사인 ‘한국화이자제약’은 4359억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화이자는 2016년 4406억원에 비해 처방액이 1.1% 정도 줄었지만 다국적사 중에는 아직 가장 많은 처방액을 기록 중이다.

5위는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의 지난 해 처방액은 4349억원으로 2016년 4533억원에 비해 4.1% 정도 감소했다.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의 국내 판권을 2016년 종근당에게 넘긴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6~8위는 한국MSD, 한국노바티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등 다국적사들이 각각 차지했다. 이 중 노바티스와 베링거인겔하임은 2016년에 비해 각각 9.3%, 5% 처방액이 줄어들면서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9위는 동아에스티가 2651억원으로 2016년 2976억원에 비해 11% 가까이 감소하면서 10위권 제약사 중 가장 많은 감소율을 보인 곳이 됐다. 이어서 CJ헬스케어가 2326억원으로 10위를 차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상위 10곳 중 6곳이 국내사로 원외처방 시장에서 국내사가 시장을 잘 리드하고 있다”며 “도입한 품목과 자체개발한 신약들의 처방이 증가하면서 앞으로도 국내사의 선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처방의약품 부동의 1위 ‘비리어드’…한미 ‘아모잘탄’ 유일한 10위권=하지만 개별 제품으로 본 원외처방 의약품 시장은 사정이 달랐다. 대부분이 다국적사 제품이 차지했고 국내사 제품은 눈에 띄지 않았다.

개별 제품으로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비리어드’가 1659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비리어드 처방액은 2016년 1540억원에 비해 7.7% 상승하며 2016년 처방액 1위인 ‘리피토’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비리어드’는 지난 해 원외처방조제액 1위 제품이었다.]

반면 화이자의 이상지질혈증치료제 리피토는 2016년 1578억원으로 가장 많은 처방액을 기록했다가 지난 해 1566억원을 기록하며 2위로 밀려났다.

3위는 베링거인겔하임의 당뇨병치료제 ‘트윈스타’가 811억원을 기록하며 차지했다. 다만 트윈스타는 2016년 976억원에서 17%나 처방액이 감소했다.

다음으로는 BMS의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가 738억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바라크루드는 한 때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의약품으로 지난 2014년 1863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하지만 지난 2015년 10월 특허가 만료되면서 제네릭 의약품의 공세로 처방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2016년 매출액이 970억원대로 내려 앉았고 지난 해에는 이보다 24%나 급감한 700억원대로 주저 앉았다.

이어서 사노피의 항혈전제 ‘플라빅스’가 693억원, MSD의 당뇨병치료제 ‘자누메트’가 678억원, 아스텔라스의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하루날’이 669억원으로 각각 6~8위를 차지했다.

10위권 의약품 중에는 유일하게 한미약품의 고혈압복합제 ‘아모잘탄’이 639억원으로 9위를 차지했다. 20위권 의약품을 봐도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 삼진제약의 ‘플래리스’, JW중외제약의 ‘리바로’, 종근당의 ‘종근당 글리아티린’ 등 국산 의약품은 5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조제액 실적에서 볼 수 있듯이 아직 국내 처방의약품 시장은 다국적사 제품이 주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신약개발이 많이 시도되고는 있지만 아직 국내사들이 제네릭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꾸준히 팔리는 만성질환 치료제 개발 필요=상위 처방의약품 현황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꾸준한 상위권을 유지하는 의약품의 특징은 B형 간염 치료제, 이상지질혈증치료제, 당뇨병치료제, 고혈압치료제 등 만성질환에 사용되는 의약품이 다수다. 이런 의약품은 한 번 복용을 하기 시작하면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제약사로서 가장 매력적인 캐시카우로 여겨진다.

이런 점 때문에 많은 제약사가 이미 경쟁이 치열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다국적사 제품들에 처방 시장 상위권을 내준 국내사들의 제품 개발 방향성이 만성질환 치료제에 맞춰줘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지점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순위에서 알 수 있듯이 처방의약품 상위권 제품이 대부분 만성질환 치료제들”이라며 “국내사들이 이런 제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장한다면 다국적사가 주도하는 처방의약품 시장에 균열을 일으키고 국산 의약품의 위상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2017년 원외처방조제액 상위 10위 제약사>

순번 제약사명 조제액(억원)

1 종근당 4820

2 한미약품 4759

3 유한양행 4667

4 한국화이자 4359

5 대웅제약 4349

6 한국MSD 3817

7 한국노바티스 3080

8 한국베링거인겔하임 2834

9 동아에스티 2651

10 CJ헬스케어 2326



<2017년 원외처방조제액 상위 10위 의약품>

순번 제품명 제조사명 조제액(억원)

1 비리어드 길리어드사이언스 1659

2 리피토 한국화이자 1566

3 트윈스타 한국베링거인겔하임 811

4 바라크루드 한국BMS 738

5 크레스토 아스트라제네카 709

6 플라빅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693

7 자누메트 한국MSD 678

8 하루날 한국아스텔라스제약 669

9 아모잘탄 한미약품 639

10 아리셉트 한국에자이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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