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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할머니 3시간 수소문해 댁까지…서울시 친절택시기사 49명 표창
-시민감동후기 토대로 선정
-서울시, 친절기사에 인증표식 부착
-카드결제 수수료 추가 확대지원 제공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2017년 4월. 권 모 택시기사는 한 할머니가 도로를 위험하게 활보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차를 멈췄다. 권씨는 할머니에게 주소와 전화번호를 물었지만 치매 증상이 있는 할머니는 기억하지 못했다. 결국 권씨는 3시간 가량 물어물어 할머니가 사시는 동네 슈퍼마켓에 도착했고, 이곳에서 수소문한 끝에 할머니를 댁에 무사히 모셔 드렸다.

나중에 이 할머니의 아들이 택시기사님께 사례하고 싶다며 회사로 연락해왔지만 권씨는 “어머님 살아생전에 효도 한번 제대로 못해 드렸는데, 효도 한번 했다고 생각하겠다”며 사례를 받지 않았다.

서울시가 2017년 친절택시기사로 선정한 권씨의 일화다. 각박한 일상 속에서 우리를 가슴 뭉클하고 훈훈하게 만들어준 서울 친절 택시기사 49명이 이달 24일 서울시장 표창을 받는다.

권씨 외에도 일본인 관광객이 두고 내린 2000만원을 찾아준 택시기사, 아픈 친정어머니께서 병원에 다녀오던 택시 안에 구토를 했는데 당황한 기색 없이 친절하게 도와준 택시기사, 회사면접 지각 위기에서 구해준 택시기사 등이 선정됐다.

또 수능시험장에 가는 택시에서 급히 내리다 차문을 찌그러뜨렸는데 신경쓰지 말고 집중해서 시험 잘 보라며 응원해 준 택시기사, 상사에게 꾸지람을 듣고 축 처져 퇴근하던 길에 어깨를 토닥여 준 택시기사 등 소소하지만 각박한 일상에 쉼표가 됐다며 칭찬하는 사연이 줄을 이었다. 택시 안에 껌 판매통을 설치해 수익금을 양로원, 장애인단체 등에 기부하고 직접 방문해 청소, 목욕 등을 돕는 택시기사 봉사단도 수상자로 선정됐다.

친절택시기사 표창은 2015년 서울형 택시발전모델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돼, 이번이 세번째다. 친절기사는 실제로 택시를 이용한 시민들이 서울시로 전해온 감동후기와 택시회사 및 120 다산콜센터로 접수된 칭찬 글을 토대로 선정된다. 2017년에는 두 달 남짓한 접수기간 동안 총 33건의 감동후기가 쏟아졌다.

서울시는 접수된 내용이 실제 사례를 토대로 한 것인지 내부검증을 거친 뒤 외부택시관련 전문가와 시민단체, 택시조합 등 택시단체로 구성된 ‘친절택시기사 선정위원회’의 심의로 친절택시기사를 최종 선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보내온 택시이용 감동후기 중 매년 최우수, 우수, 장려작을 선정해 응모인에게 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선정된 친절택시기사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다. 표창장 수여 외에도 ‘친절택시기사 인증표식’ 부착, 카드결제 수수료 추가 확대지원 등 행정ㆍ재정적 뒷받침이 이루어진다.

양완수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이번 표창을 계기로 친절기사분들의 사기가 진작되고 택시업계 전반에 친절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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