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고공행진하면서 오는 6ㆍ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여권 인사들의 ‘친문’(親문재인) 마케팅이 활발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내 경선이 본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권의 강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당내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시장 후보들은 ‘친문’, ‘비문’ 구분을 경계하면서도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박영선 의원은 트위터 프로필을 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바꿨다.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지했지만,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민병두 의원은 선거 슬로건을 ‘문(재인)민(병두)시대’로 잡았다. 민 의원은 앞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모두 친문이다. 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신주류 운동을 하고 있다”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이던 당시 2년간 민주정책연구원장을 했고, 지난해 대선 당시 총괄 특보단장을 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초벌구이했다”고 말했다.
21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우상호 의원은 “여당 후보로 가질 수 있는 자세라고 본다. 짧은 역사를 보면 (서울시장으로서) 내가 적임자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뿐아니라 이미 타 지역에서 출마를 선언한 이들의 ‘친문’ 경쟁도 뜨겁다.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화한 전해철 의원은 최근 방송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문 대통령에게 출마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대통령이 반대했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점을 호소했다.
인천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남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이 해양수산부 장관 하마평에 올랐던 것을 언급하며 “새 정부 1기 내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었다. 문 대통령에게 혹여라도 ‘측근 인사’ 어쩌고 하는 비난의 단초마저 만들지 말자는 생각이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이 70% 안팎이라서 ‘당 경선 승리가 곧 본선 승리’로 인식되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친문 표심’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친문 마케팅은 역으로 독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최근 현 정부가 가상화폐 규제 논란이나 평창올림픽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입장 등으로 정부 정책이 혼선을 빚으면서 지지율은 한 주만에 1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과거 박근혜 마케팅으로 당선됐던 친박계 정치인들이 지금은 상당수 식물 정치인이 된 것과 같은 역사의 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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