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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권 하자”…팟캐스트·팝콘컬처, 책을 권하다
책얘기만 2시간 ‘빨간책방’
웹툰의 유혹 ‘책끝을 접다’
댓글 실시간 소통 ‘북튜버’


하루 평균 독서시간 6분. 책을 읽는 인구 비율 54.9%. 책 안 읽는 사회가 독서 권하는 컨텐츠를 만들어냈다. 독서 마니아층은 물론이고 예비 독자층까지 겨냥한 책 관련 팝콘컬처ㆍ북튜버ㆍ팟캐스트 컨텐츠가 속속 등장한 것이다. “책 한 권 하자”고 유혹하는 컨텐츠가 어느 때보다도 다양해지면서 마음만 먹으면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독서 경험이 가능해졌다.

▶‘책맥’ 한잔 하실래요?=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진행하는 ‘빨간책방’은 격렬하게 책 이야기만 하는 전문 팟캐스트다. 충실하게 책 얘기만 했을 뿐인데 벌써 5년 8개월동안 구독자와 만나는 장수 팟캐스트가 됐다. 이동진에 소설가 김중혁에 씨네21 김혜리 기자까지 가세한 밀도 있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2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에서 만들지만 좋은 책이라면 출판사를 가리지 않고 소개한다.

빨간책방 제작을 담당하는 위즈덤하우스 출판본부 김은주 이사는 이런 장수 팟캐스트를 만들게 된 배경이 출판계의 위기와 맞닿아 있었다고 설명한다.

김 이사는 “빨간책방은 6년 전, 팟캐스트에서 나꼼수가 뜨던 시기부터 기획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출판 쪽은 상대적으로 독자를 잃어간다는 위기감이 ‘독자가 있는 쪽(팟캐스트)으로 가겠다’는 발상으로 이어졌다. 다른 출판사로부터 ‘방송 후 재쇄는 찍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오히려 저희가 기쁘다”고 말했다.

빨간책방은 오프라인 모임으로까지 이어진다. 김 이사는 “독서모임을 만들어 같은 책을 읽은 감상을 공유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합정동에 있는 ‘빨간책방’ 카페에서는 팟캐스트 공개방송도 진행한다. 이곳은 지난 여름 오픈 3년을 맞아 ‘책맥’이 가능한 공간으로 리뉴얼 됐다.

▶“책 한입만 먹어보세요”=스타트업 디노먼트가 운영하는 ‘책끝을 접다(이하 책끝)’는 MBC ‘출발!비디오여행’에서 맛깔나게 영화를 소개하는 개그맨 김경식을 모토로 삼아 제작한 팝콘컬처다. 영화 소개의 달인으로 불리는 김 씨처럼 책 도입부를 웹툰 형식에 담아 재치 넘치게 소개한다. 웹툰처럼 편하게 읽으며 이야기에 빠져들어가려는 찰나, ‘책 제목’ 공개와 함께 컨텐츠가 끝난다. 결말은 책으로 직접 읽으라는 밀당이다.

디노먼트 ‘책끝을 접다’ 페이스북 페이지.

박종일 디노먼트 대표는 “(책끝은) 책을 읽어보고는 싶지만 무슨 책을 읽을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을 위해 색다른 책들을 맛보기로 보여드리기 위해 시작한 컨텐츠”라고 말한다. 젊은 독자를 대상으로한만큼 페이스북, 카카오 1분, 다음 포털,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 통로로 구독할 수 있다. 게시물마다 책끝 컨텐츠를 보고 독서의 물꼬를 텄다는 젊은층의 간증 댓글이 이어진다.

그는 “저 역시 도서관에서 공익근무를 하던 시절 책읽기의 즐거움을 뒤늦게 알게 된 평범한 독자”라며 “독서를 꼭 베스트셀러나 고전, 서울대 추천도서부터 시작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었다. 흥미로워 보이는 책 한 두권으로 시작해 독서에 흥미를 붙이는 독자가 늘어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북튜버와 실시간 채팅하실래요?=유튜브를 통해 책 컨텐츠를 제작하는 이들도 있다. 이름하여 ‘북튜버’다. 유튜브에서 겨울서점이란 독서 채널을 운영 중인 김겨울 씨는 최근 본인의 독서경험을 담아 ‘독서의 기쁨’이란 책도 출간했다. 김 씨는 “유튜브는 팟캐스트와는 달리 댓글, 라이브 스트리밍 등을 통해 실시간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매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시간에 오손도손 모여 책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유튜브의 특색을 설명했다. 그는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책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책에 관한 책을 쓰게 됐다. 독서가 왜 기쁜 일인지 궁금한 사람들도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

한편 통계청의 ‘2017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독서 인구 비율은 2년 전에 비해 1.3%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좀’ 읽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읽었다. 독서 인구의 연 평균 독서권수는 2년 사이 16.5권에서 17.3권으로 늘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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