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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부, 9년만에 남북관계 운전대 잡았지만…무기력 행보 ‘잡음’
-北 사전점검단 파견 일방 연기에 무기력
-남북대화ㆍ北인사 방문 과정 곳곳 잡음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통일부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모처럼 남북관계 전면에 나섰지만 곳곳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일부는 보수정권이었던 이명박 정부 때 폐지론에 시달리고 박근혜 정부 때 오히려 개성공단 폐쇄에 앞장서는 등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결정 이후 오랜만에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 관련 남북대화와 남북의 대표단이 오가는 과정에서 잇따라 미숙한 모습을 보이면서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를 관리할 주무부처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일례로 현송월 삼지연관혁악단장을 대표로 하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1일 경의선 육로로 내려와 시설 점검에 나섰던 일을 꼽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북한 인사의 방문이라는 점에서 일찍부터 언론과 국민의 많은 관심이 쏠릴 게 예상됐다. 그러나 통일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 현송월이 가는 곳곳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뒤늦게 언론에 대표로 취재해 공유하는 풀기자단 구성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 부처간 조율이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국가정보원 관계자의 “현송월 단장이 불편해하신다”는 발언이 여과없이 전달되기도 했다.

북한이 애초 20일 예정됐던 현송월 일행 방문을 아무런 설명 없이 21일로 미룬 데 대해서도 통일부는 무기력한 모습이다.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직접 나서서 사유를 알려줄 것을 요청한 이후 북한은 이렇다할만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통일부는 최소한의 유감 표명도 없었다.

지난 15일 남북 실무회담 때 언론의 동행취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앞서 9일 남북 고위급회담 때 북한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취재진 앞에서 비핵화와 군 통신선 문제 등과 관련해 공공연히 불만을 표출했듯이 남북 간 불편한 얘기가 공개되는데 대한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뒤따랐다.

통일부의 이 같은 행보가 한반도기 공동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라는 호재를 오히려 악재로 만들고 대북 저자세 논란을 키운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보수정권에서 통일부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사람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에 남북대화 본격화라는 국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에 조 장관과 천해성 차관이 이례적으로 동시에 나서는 바람에 같은 날 열린 국무회의에 통일부에선 아무도 참석하지 못한 것은 통일부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난해 연말엔 공공기관 가운데 여성가족부와 함께 통일부가 가장 ‘무능한’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22일 “통일부가 지난 9년 동안 보수정권에 적응하느냐 정체성을 거의 잃어버린 것 같다”며 “통일부가 자율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곤 하지만 반성과 성찰, 그리고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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