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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화폐의 그늘]“사기라도 시세만 오른다면”…복마전 된 코인판
-“새 가상화폐 개발” 사기 정보로 투기 유도
-엉뚱한 외국 개발사 홍보에 이용하기도
-“외국발 사기 코인 나와도 확인 어려워”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세가 하룻밤 새 30% 이상 등락을 거듭하는 등 혼란 양상을 보이면서 이를 이용한 사기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신생 가상화폐’ 개발 정보를 이용한 시세 조종으로, 투기 세력조차 “사기라도 가상화폐 시세만 올릴 수 있으면 상관없다”는 식으로 이를 이용하고 있다.

미국의 신생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프라이빗’ 개발진은 18일 한국 고등학생의 가상화폐 사기와 연관돼 있다는 의혹에 대해 “한국 쪽에서 일방적으로 자신의 사이트를 연결해 놓은 것”이라며 “문제가 된 ‘비트코인 플래티넘’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123rf]

개발진은 “한국에서 비트코인 플래티넘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도메인을 갖고 있는 한국 개발자가 멋대로 우리 홈페이지를 연결해놓고 있어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전부터 비트코인 플래티넘 개발자라는 사람으로부터 기술협력 요청이 수차례 들어왔지만, 우리는 모두 거절했다”며 “거래소 측에도 해당 사실을 고지했다”고 덧붙였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새로운 코인이 파생되는 이른바 ‘하드포크’ 소식이 호재로 여겨진다. 기존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일정 비율에 따라 새로운 가상화폐가 자동으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하드포크 소식이 들리면 다른 가상화폐 가격까지 함께 폭등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러나 일부 투기 세력이 신생 가상화폐 이슈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노리면서 이를 이용한 사기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비트코인 플래티넘 이전에도 ‘이더리움 베가’나 ‘마인엑스코인’ 등이 개발 소식을 알리면서 기존 가상화폐 가격이 일시적으로 폭등했지만, 이내 사기로 밝혀지면서 시세가 폭락, 피해자가 속출했다.

대부분 신생 가상화폐를 이용한 ‘하드포크 사기’는 다른 공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기존 가상화폐 프로그램을 베껴 겉으로 보기에 실행은 가능하지만, 상품성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름도 기존에 유명한 가상화폐 이름을 빌려 눈속임을 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복되는 신생 코인 사기가 이를 이용하는 투기세력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에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코인과 비슷한 이름을 달고 이를 사기정보로 이용하고 있지만, 정보가 제한된 가상화폐시장에서는 무분별하게 수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 역시 “상장 코인과 비슷한 이름의 코인을 게시판에 언급하며 시세가 오를 것이란 내용의 글이 인터넷에 자주 올라오지만, 이를 확인할 수 없는 거래소 입장에서 무조건 사기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국 거래소에서는 일부 신종 가상화폐에 대해 ‘스캠(사기) 코인’이라며 경고문을 게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가상화폐 거래에 나서는 사람들조차 “사기라도 시세만 오르면 그만”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문제는 더 커지고 있다. 지난 비트코인 플래티넘 사태 때도 일부 투기 세력은 사기 정보를 이용해 큰돈을 벌었다며 인터넷에 광고성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 가상화폐로 돈을 벌었다는 한 이용자는 “신생 화폐 이슈가 생기면 기존 코인에 돈을 넣은 사람들은 ‘한 번쯤은 오르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이미 들어간 사람들 입장에서는 사기라도 호재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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