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김정은 위원장 총애 받고 北 대표단 실세 권혁봉 수석대표와 동등한 발언권…비서진이 현송월만 챙기는 모습도
[헤럴드경제=이슈섹션] 평창 겨울올림픽 북측 예술단 파견 관련 남북 실무접촉에서 보여준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의 파워는 수석대표에 못지 않았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총애를 받는 현송월은 15일 진행된 대표단 회의에서도 대표단의 실세다운 면모를 보였다. 자리배치는 물론, 발언권에서도 일반 대표의 위치가 아니었다.
이날 현송월은 시종일관 회담 단장인 권혁봉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 옆에 자리했다. 남측 대표단을 판문점 북측 지역의 통일각 로비에서 맞이할 때도 권 국장 옆에 서 있었다. 전체 회의 때는 권 국장 오른쪽 자리를 차지했다. 일반 대표라기보다 차석 대표에 가까웠다.
비서진이 서류철을 정리하는 모습에서도 현송월이 우선이었다. 권혁봉 수석대표에게 이 비서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이날 회담장에서 권혁봉은 현송월에게 존칭을 쓰며 깍듯한 태도였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당시 회담에 참여한 남측 대표단의 한 인사는 “권혁봉과 현송월은 거의 공평하게 발언했다”고 전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역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현송월은 지난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 위원으로 뽑혔다”며 “권혁봉 보다 정치적 위상이 더 높다”고 평가했다.
평양음대 출신인 현송월은 김정일 정권 당시 대표적인 예술단체 보천보전자악단 성악 가수로 활동하며 ‘준마처녀’라는 노래로 큰 인기를 얻었다. 현송월은 북한 정권 내 ‘음악정치’를 이끄는 모란봉 악단의 단장으로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아이돌’급 팬덤을 구축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힘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사건은 2015년 12월 중국에서 있었다. 북한이 모란봉악단을 베이징에 파견했을 때 중국 측이 무대 배경에 등장하는 장거리 미사일 장면 교체를 요구하자 공연 4시간 전 직접 철수 명령을 내리고 악단을 이끌고 돌아갔다.
현송월은 지난해 10월 북한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의 핵심 기구인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리는 등 김정은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