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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로 나온 ‘혐오’…남혐 vs 여혐 ‘험악’
여초연합 ‘제천 화재’ 놓고 집회
‘1인시위’ 남초단체와 옥신각신
온라인으로 장소 옮겨 ‘비방전’


마이크ㆍ앰프 대신 스피커와 빨간 피켓. 두꺼운 외투와 마스크를 착용한 여성들이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목소리를 냈다. 버스킹으로 가득했던 홍대거리에는 이례적인 모습이다. 

집회에 참여한 여초연합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제천 화재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모습(왼쪽 사진).
이날 집회에 반대하기 위해 1인시위를 하러 현장에 방문한 한 남성단체 회원.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인터넷 카페 ‘여초연합’ 회원 60여명(주최 측 추산)은 지난 13일 오후 2시2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서울 마포구 홍대걷고싶은거리 여행무대에서 ‘제천여성 학살사건 : 제천 스포츠센터 2층 여탕시설은 화재시 몰살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내용으로 집회를 가졌다.

이날 경찰은 무력충돌을 우려해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한 경찰관은 “정보과 형사를 포함해, 현장에는 30여명의 경찰이 대기하고 있다”면서 “혹시 모르는 충돌에 대비해 많은 경찰들이 나와 현장을 살폈다”고 설명했다. 마포경찰서에서 나온 다른 경찰도 “낙태죄 관련 여성집회가 있기도 했지만, 이같은 집회는 드문 일이라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는 인터넷 남초단체 ‘안티페미연합’ 측이 이날 1인 시위를 계획해 설전이 오갔다. 여초연합 측은 “신고된 집회를 방해하는 행위”라면서 남성단체 측을 막았고, 반대측에선 “1인시위는 따로 신고가 필요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경찰이 여초연합의 손을 들어주며 상황이 종료됐다. 이날 자리한 안티페미연합 회원 유모(32)씨는 “(소방당국이) 죽이고 싶던 것도 아니고 구조를 진행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생긴 문제”라면서 “여성혐오라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리 보행자들은 이날 사진을 찍는 행위가 금지됐다. 여초연합 측은 참가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시민들과 여초연합 사이에서 실랑이가 생겼다. 한 남성 시민이 집회 현장 사진을 찍으려는 것을 여초연합에서 ‘참가자 보호’를 이유로 막았고, 이 남성이 “집회ㆍ시위에는 초상권이 없다”며 거세게 항의한 것이다.

주최 측의 우려대로 이날 집회가 진행중이던 오후 2시50분께에는 한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집회를 비하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마찬가지로 여초 사이트인 워마드에는 이날 시위장 속 남성들을 비방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여초연합 측은 글을 유포한 누리꾼을 마포경찰서에 신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여초연합 측의 주장은 남성건물주, 제천 여성 피해자들을 비하하는 게시글을 올린 누리꾼들에 대한 처벌과 소방당국의 현장 상황에 대한 진상규명 등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없었는지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집회 진행자는 “여성혐오가 사람을 죽였다”면서 “어떤 여자라도 그날 그 시간에 목욕탕에 갔으면 죽을 수밖에 없었다. 더이상 여성들이 운이 좋아서 살아남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우 기자/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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