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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근대 건출물 ‘수난시대’… 인천의 최초ㆍ최고 발굴에도 ‘역행’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의 문화ㆍ역사적 가치를 담고 있는 근대 건축물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아 보존 명분이 없다는 이유로 철거되거나, 철거 위기에 놓여 있는 등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천시가 근대 우수 건축물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와 함께 ‘인천의 최초ㆍ최고’ 발굴ㆍ홍보에도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인천지역 시민ㆍ문화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에 우리나라 최초 실내극장으로 알려진 인천시 중구 소재 ‘애관극장’ 매각설에 지역 시민ㆍ문화단체들이 반발하면서 보존 요구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애관극장 측의 부인으로 매각설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를 계기로 지역 근대문화 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애관극장은 지난 1895년 청일전쟁 때 지어진 창고를 개조해 ‘협률사(協律舍)’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고 국내 첫 활동사진 상설관으로 알려졌다.

지난 1912년 ‘축항사(築港舍)’에서 1926년 ‘애관(愛觀)’으로 이름이 바뀌어졌다. 당시 건물은 한국전쟁 당시 소실돼 현재의 극장은 지난 1960년대 지금의 동인천역 부근에 지어졌다.

이처럼 역사적 가치를 담고 있는 애관극장이 자칫 사라질 뻔했다.

지난 1970~80년대 군부 독재 시절 시국회의와 농성이 열린 지역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공간이었던 카톨릭회관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1973년 건축된 가톨릭회관은 인천시 중구가 ‘답동성당 일원 관광자원화 사업’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철거하고 주차장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에도 세제ㆍ비누 제조업체인 애경의 모기업이 공장으로 사용했던 115년 된 ‘애경사’ 건물도 주차장으로 조성하기 위해 철거됐다.

이밖에 지난 1930년 일제 강점기 당시 지어진 송주옥(1930년)과 1939년 지어진 조일양조장, 지난 1941년 지어진 동방극장도 모두 철거돼 주차장으로 조성되면서 표지석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 건물들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아 보존 명분이 없다는 이유로, 결국 근대 건축물의 역사적 보존 가치가 주차장만도 못한채 맥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인천시는 뒤늦게 지역의 역사적 건축물을 전수ㆍ조사하고 문화재 지정에 나서고 있지만, 근대 건축물들의 수난은 끊이질 않고 있다.

인천시가 ‘인천의 최초ㆍ최고’를 보존ㆍ홍보하고 있는 정책에도 당초 취지에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문화단체의 한 관계자는 “관광지역으로 날로 발전하고 있는 인천 신포동ㆍ동인천 일대에 관광객들을 위한 주차장 조성도 좋지만, 이를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가 보존돼 있는 근대 건축물들을 없애면서까지 해야 한다는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 애관극장을 끝으로 더 이상 근대 건축물들이 수난을 겪지 않도록 자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애관극장을 사람하는 시민모임은 “애관극장이 인천시민의 공공문화 인프라로 재탄생해야 한다”며 “만약, 애관극장에 대한 인천시의 매입이 성사된다고 해도 이후 극장의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동구 미림극장까지 염두에 두고 인천시와 시민사회가 함께 협의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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