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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의료진 과실’ 굳어지며 이대목동병원 ‘후폭풍’
-질본ㆍ전문가들 예견대로 ’지질영양주사제 오염‘ 가능성
-사고 원인 ’관리 부실‘로 굳어져…경찰, 관계자 입건 방침
-상급종합병원 지정 여부ㆍ이대서울병원 등에도 영향줄듯

[헤럴드경제=신상윤ㆍ김성우 기자]지난달 16일 이화여대 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숨진 신생아 4명에 대한 부검 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질병관리본부가 지목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을 사망 원인으로 사실상 결론 내렸다. 또 해당 균이 검출된 신생아 3명의 수액 세트에서도 같은 균이 검출됨에 따라 이들에게 투여된 지질영양주사제가 오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의료진 과실 등 병원 측의 관리 부실 가능성이 커졌다. 경찰도 감염관리 의무위반 등 혐의가 있는 병원 관계자들을 입건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보류 중인 이대목동병원의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대한 영향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 

[사진=지난달 16일 이화여대 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숨진 신생아 4명에 대한 부검 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질병관리본부가 지목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을 사망 원인으로 사실상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사고 원인으로 의료진 과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로비에서 사망 신생아 유가족들이 입장문 발표 후 병원 관계자<오른쪽>에게 공개 질의서를 전달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12일 국과수 등에 따르면 숨진 신생아 4명에 대한 부검 결과 사인(死因)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추정됐다. 질본 검사 결과에서도 숨진 신생아 4명 중 3명의 혈액 속 균과 같은 균이 수액 세트에서 검출돼, 지질영양주사제 취급 과정 중 오염됐을 가능성이 커졌다. 심박동의 급격한 변화, 복부 팽만 등의 증세가 숨진 4명에게 동시에 나타난 것은 유사한 시기에 감염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앞서 의료계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4명이 사망한 초유의 사건에 대해 원인을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세균 감염과 의료진 과실 가능성을 꾸준히 지적해 왔다. 특히 앞선 검사 결과에서 사망한 신생아아 3명에게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됐다고 발표되자 이 같은 추측에 힘이 실렸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 내 자연환경에 존재하는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주사제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고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수액을 제조하거나 약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균이 들어갔을 수도, 주삿바늘이나 카테터(수액을 넣거나 혹은 기관 배출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고무 또는 금속제의 가는 관)가 오염됐을 수도 있다”며 “(숨진)신생아들이 같은 중환자실에 있었다면, 같은 증상을 보였다면 일종의 허브(hub)를 통해 같은 수액을 공급받았을 수 있다”고 예견했다.

국과수 부검 결과에 따라 사고 원인으로 의료진 과실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경찰도 지질영양주사제 취급 과정에서 감염관리 의무위반 등 혐의가 있는 간호사 2명과 이들에 대한 지도ㆍ감독 의무위반 등 혐의가 있는 수간호, 전공의, 주치의 등 모두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대목동병원은 후폭풍을 피하기 어렵다. 당장 보류돼 있는 상급종합병원 지정도 탈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의료계 관계자는 “신생아 4명이 한꺼번에 사망한 데다 관리 부실 가능성이 점쳐지는 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다면 국민은 물론 의료계도 납득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대목동병원이 상급종합병원에서 탈락하게 되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우선 상급종합병원이 얻게 되는 진료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면 건강보험수가 종별가산율을 30%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종합병원은 25%로 떨어지게 된다.

무엇보다 이미지 추락으로 인한 타격이 가장 크다. ‘병원은 안전할 것’이라는 신뢰가 무너진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이대목동병원은 ‘안전하지 못한 병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이번 사건 이후 이대목동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9년 2월 이대목동병원 인근인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개원하는 이대서울병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이대목동병원의 멍에를 새 병원이 지고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같은 이화여대의료원 소속이며 이름도 비슷한 이대서울병원에도 좋지 않는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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