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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문기술자’ 이근안 “인터뷰 안 해…혼자 떠들어봤자 나만 미친사람”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영화 ‘1987’에서 박종철 군이 숨진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을 관장하던 박처원 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문기술자 이근안(81) 씨의 근황이 전해졌다.

9일 영화 ‘1987’ 속 실존 인물들을 찾아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이 씨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씨는 서울 동대문구의 한 다세대 주택 지하방에 살고 있었다. 아내가 요양병원에 입원하면서 그는 홀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1987’ 박처원 사단 [사진=CJ 엔터테인먼트]

내복 차림으로 취재진을 마주한 이 씨는 “인터뷰 안해”라며 취재를 거부했다. 취재진이 이틀 연속 찾아가자 이 씨는 “지금 30여년 전 얘기”라며 “본인 기억도 잘 안나고, 관련된 사람들 다 죽고 혼자 떠들어 봐야 나만 미친놈 돼”라고 말했다. 이어 “살 거 다 살고 나와서 지금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고 싶지 않아”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이라도 행복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인터뷰)절대 안 해”라며 입을 다물었다.

이 씨는 1970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해 당시 대공분실장이던 박처원의 경호원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처원의 도움으로 대공업무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군사정권 시절 전기고문·물고문 등 가혹한 고문을 한 것으로 알려져 ‘고문기술자’로 불렸다.

이 씨는 1985년 故 김근태 전 의원, 당시 민청련 의장이 ‘서울대 내란음모 사건’으로 체포됐을 때 직접 고문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이 씨가 “고통과 공포는 주되 사람이 목숨을 잃지 않도록” 전기 고문을 가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 고문 혐의 등으로 1988년 12월 기소당한 이 씨는 박처원의 지시에 따라 11년간 도피생활을 했다. 이후 1999년 자수해 7년 만기 복역 후 2006년 출소했다.

그는 출소 후 인터뷰에서 “그 때로 돌아간다 해도 나는 똑같이 할 것”이라며 “당시 시대 상황에서는 애국이었고, 애국은 남에게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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