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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황금빛’ 신혜선-박시후, 멜로 갈등의 서막이다
-나영희, 신혜선이 여느 재벌 드라마처럼 할 줄 알았죠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황금빛 내인생’ 36회(7일)의 최고 1분 시청률은 최도경(박시후) 어머니인 노명희(나영희) 여사 앞에서 서지안(신혜선)이 당당하게 자신은 최도경에 관심이 없고 해성가에 다시 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는 이야기를 할 때로 전국 시청률이 44.9%까지 상승했다.

서지안이 “(집 나간) 도경이를 집 밖으로 불러낸 게 너(지안)였구나. 도경이한테 붙으면 해성을 가지게 될 줄 알고..”라고 말하는 재벌가 사장 앞에서 “전 최도경과 아무 사이 아닙니다. 아드님하고 해결하세요. (해성가에 들어가는 것이) 제가 싫거든요”라고 당당히 말하는 게 대단한 ‘사이다’로 작용했다.


나영희의 착각은 재벌들의 삶을 모든 사람들이 동경할 줄 알고 있었거나, 그동안 재벌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것 아닐까.

지안은 한때 모든 걸 포기하려고 했지만, 무조건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되려는 자신의 지난 인생을 반성하고 자각적인 삶을 살겠다는 마음을 굳건히 다지며 각성한 상태. 그러니 그런 똑부러지는 사이다성 발언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었다.

이로써 지안과 도경간 멜로의 긴장은 오히려 크게 살아났다. 도경이가 지안을 사랑하는 게 만만치 않게 됐다. 멜로 갈등의 서막이다. 남자의 엄마가 아들의 여자친구에게 찾아와 물잔을 얼굴에 끼얹고 돈봉투를 내놓지 않아도 충분히 멜로의 긴장이 살아났다.

두 사람의 사랑은 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하겠지만, 방향이 올바르다. 재벌 3세인 도경은 집안의 힘을 벗어나 독립적인 삶을 추구한다. 원점에서 시작해 스타트업 투자를 받기 위해 파워포인트를 작성하는 것부터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삶의 방식이 일치하는 사람이 자신의 옆에 있으니 두려울 게 없다.

편한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을 선택했지만, 자신의 삶을 살며 느끼는 행복감이 그들을 더욱 단단하게 묶어줄 것이다. 이처럼 건강한 삶을 사는 한, 부모들도 어쩌지 못하지 않겠는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게 여기서도 어김없이 적용될 것으로 믿는다.

자신의 인생을 살지 못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불행해지는 지는 도경의 아버지인 전노민(최재성 역)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겉으로 보면 해성그룹 부회장으로 남부럽지 않은 삶이지만, 거의 모든 결정권은 장인과 아내가 쥐고 있다. 전노민이 느끼는 무력감은 단순한 갱년기때문이 아니다. 전노민은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기분, 무능력한 기분, 내가 왜 살고 있나? 무엇 때문에 살아왔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가슴이 터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해성그룹의 노명희 사장은 다시 찾은 딸에게 “3천만원을 하루에 다 쓰라”고 말하며 재벌가 문화를 익히게 하는 사람이지만, 서태수(천호진) 맏며느리로 들어온 이수아(박주희)는 가난으로 아기를 유산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이수아를 단순히 독한 여자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제 서민들, 아니 일반인은 삶을 선택해야 한다. 결혼을 할 것인가, 말건인가? 결혼을 하더라도 아기를 낳을 것인가, 말건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과거에는 대다수가 이런 걸 다할 수 있었다. 조금 더 풍족하냐 아니냐의 차이만 있었다.

서민들에게 현실은 점점 더 힘들어져가고 있고 가진 자들은 못 가진 자들의 삶에 대해 이해하기가 더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주체적이고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서지안(신혜선)에게 해성가(家)가 무릎을 꿇는 날을 더욱 더 보고 싶은 것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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