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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들 “北전략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단계적 접근 중요”
-“단계적ㆍ선별적 대응 중요”
-“남북 ‘약속 위반’ 및 ‘도발’ 기준 만들어야”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전문가들은 평창동계올림픽ㆍ패럴림픽 계기 남북간 연락채널이 복원된 것과 관련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남북 간 대화 초기단계에 비핵화 등 포괄적 의제를 던지면 되레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 위험이 있다고 주의했다.

아산정책연구위원의 최강 부원장과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은 4일 ‘김정은 2018년 신년사 분석: 변화의 시작인가, 우회적 평화공세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한ㆍ미 공조 틈새를 공략하려는 절박감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최 부원장과 차 연구위원은 “남북한 관계의 분량은 전체 신년사의 16~17% 가량을 차지했다”며 “당장 국제적 여론이나 환경 면에서 핵ㆍ미사일 능력 시위를 지속하기가 쉽지 않고 미국의 강경한 대북정책의 변화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낯을 살릴 수 있는 대안으로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 대화국면 전환을 고려했을 수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부원장과 차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핵ㆍ미사일 능력시위를 자제하겠다는 언급을 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들며 김 위원장의 평화공세가 철저히 계산된 한ㆍ미 공조 틈새전략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최 부원장과 차 연구위원은 “평화공세를 역으로 활용할 경우, 북한을 스스로의 논리나 명분상 돌이키기 힘든 변화의 흐름으로 끌고 올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며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걸 만들어 나가는 것은 이제 우리 정부의 몫이며 능력”이라며 “우리의 중심과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만간 실시될 가능성이 있는 북한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참가 관련 대화 역시 가능한 의제 수준을 좁혀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로서는 단계적ㆍ선별적 대응에 치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제언했다. 최 부원장과 차 연구위원은 “설사 남북 고위급 회담이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처음에는 제한된 의제에서 출발해 차츰 의제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ㆍ미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의 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공감대를 확대해 나가려는 노력이 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우리 자신의 단계적 비핵화 구상에 따르면 북한이 현 단계에서 어떤 추가적 조치(모라토리엄 + 동결 + 국제적 검증 등)를 취해야 본격적 대화에 준비할 수 있는지의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며 “한ㆍ미간에는 인공위성 발사를 포함하여 향후 어떠한 북한의 행위를 약속 위반이나 도발로 간주할 것인지에 대한 인식의 공유와 공통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고유한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현 단계에서는 복원된 남북간 접촉을 지속 유지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당장 다음 단계를 논의하기는 성급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에 대한 실무회의에서 시작해 의제를 넓혀가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남북 대화가 이제 복원된 단계이기 때문에 상호 신뢰를 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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