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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②] 자영업자는 임금부담, 알바는 잘릴까봐 ‘암담’
-최저임금 역대 최고치(16.4%) 오른 7530원
-영세 자영업자 알바생 정리하고 가족 운영
-취약계층 일자리 감소ㆍ물가상승 우려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이제 직원 못쓰죠. 지금도 제가 하루종일 가게에 매어 있는데, 앞으로 와이프까지 나와 매달릴 수밖에 없어요. 목금토일 피크 타임 때 알바를 썼었는데 이제는 둘이서 하루종일 닭 튀기고 배달 해야죠. 답답합니다.”

경기도 일산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40대 유모 씨의 말이다. 그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직원을 정리하기로 했다. 유 씨는 “전체 매출의 20% 정도가 인건비로 나간다”며 “임대료, 원재료비는 나날이 오르는데 지난해 치킨값 인상도 무산되고 올해 최저임금까지 올라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유 씨는 “경쟁 업체가 많아 할인, 프로모션도 많이 해야하는데 수익성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얼마 못버티고 폐업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올해부터 최저임금이 전년대비 1060원(16.4%) 오른 7530원이 적용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면서 고용감소와 물가상승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18년도 최저임금 시급 7530원이 1일부터 적용되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에 사장이 알바생으로 전락하는가 하면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자영업자도 늘었다.

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인상된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463만여명이다. 일급으로 환산하면 8시간 기준 6만240원, 월급으로는 주 40시간 기준(주당 유급주휴 8시간 포함) 157만3770원이다. 인상폭은 전년대비 1060원(16.4%) 상승으로 역대 최고치다.

서울 강북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박모 씨는 “알바생 3명을 쓰고 있는데 앞으로는 2명만 고용할 예정”이라며 “2시부터 10시 피크타임에 알바생 한 명을 줄이고 직접 카운터를 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매장 및 직원관리와 더불어 카운터까지 보면서 내가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꼴”이라고 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국 편의점 평균 하루 매출액인 180만원을 기준으로 산정했을 때(담배 매출 비중 40%, 본부 배분율 30% 가정), 2017년 24시간 아르바이트 운영하는 이른바 ‘풀 오토(Full Auto)’ 점포의 점주 순수익(점포당 월간 영업이익)은 233만원으로 예상된다. 인상된 최저임금(7530원) 적용시 최저임금이 472만원에서 550만원, 주휴수당이 87만원에서 101만원, 4대보험료가 40만원에서 47만원으로 올라 24시간 아르바이트생 고용에 따른 인건비 총액이 599만원에서 698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점포당 월간 영업이익은 올해 약 42.1%, 98만원이 감소한 135만원이 된다. 연간으로는 1176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며, 영업이익률은 기존 4.3%에서 2.5%로 떨어진다.

수익성 악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 물가상승 우려도 나온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저임금 10% 인상시 음식업 및 숙박업의 임금이 2.1%, 물가는 0.5% 상승한다는 밝혔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외식업계가 현재의 인건비 비율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2020년까지 현재 외식업 종사자의 13%가 일자리를 잃는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감소효과는 주당 44시간 기준 취약계층의 일자리 감소 효과를 내고 소규모 사업체일 수록 더 큰 고용감소효과를 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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