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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원년의 명암…세계 최장 노동시간 등 ‘삶의 질’ 개선 과제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올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1인당 소득이 3만달러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가 1000만명을 넘으면서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는 국가는 전세계적으로도 10개국 정도에 불과해 한국이 선진국 진영에 합류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3만달러 국가로서 민망한 지표들이 많다. 출산률은 세계 최저, 자살률은 세계 최고, 노동시간은 세계 최장이며, 사회의 투명성과 신뢰도는 후진국에도 미치지 못한다.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들이다.

1일 주요 경제기관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는 2만9000달러대 후반까지 증가했으나 3만달러대에 진입하기는 어려우며, 3% 안팎의 성장률이 기대되는 올해 3만달러대 진입이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표한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지난해 1인당 소득이 2만9700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올해엔 3만2000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인당 소득이 3만달러를 넘으면 이는 2006년 2만달러 돌파 후 12년만이 된다.

우리나라 1인당 소득은 2006년 2만795달러로 2만달러대에 진입했으나 3만달러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련을 겪어아 했다.

2006년에 이어 2007년엔 2만2992달러로 빠르게 증가하는 듯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에 1만8256달러로 주저앉으며 2만달러 아래로 후퇴했다. 이어 2010년(2만2105달러)에 다시 2만달러를 넘어 비교적 빠르게 증가해 2014년에는 2만7892달러를 기록했으나 이후 저성장과 고유가, 원화가치 하락 등이 복합돼 2016년까지 3년 동안 2만7000달러대에서 제자리걸음해야 했다.

하지만 외형상 우리경제가 선진국 반열에 뛰어들고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취약한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주요 7개국(G7) 국가들이 1인당 소득 3만달러에 진입할 당시의 경제ㆍ사회적 여건을 한국과 비교한 결과 임금과 근로여건 등 노동시장 구조와 분배 및 사회복지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연간 근로시간의 경우 한국은 2016년 현재 2069시간으로 G7 국가들이 3만달러 진입시기에 평균 1713시간을 일한 것에 비해 무려 20.8%나 긴 상태다. 올해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지만, 2016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시간당 실질 법정 최저임금은 5.8달러로 G7국가들이 3만달러 진입시기 7.1달러보다 20% 정도 적다.

GDP 대비 사회복지 지출비율도 한국은 10.4%(2014년)로 G7국가들이 3만달러 진입시기 20.7%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고속압축성장을 통해 3만달러 시대를 바라보지만, 이에 걸맞는 복지시스템 준비는 거의 되지 않은 상태인 셈이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사람중심의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과 삶의 질 개선에 올해 경제정책 과제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정책적인 노력이 매우 중요하지만, 사회 각 부문, 특히 기업과 노동계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셈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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