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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리우드에서 발 빼는 中 자본, 그 속내는?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중국의 할리우드 사랑이 식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같은 제목의 최근 기사에서 중국 자본의 할리우드 이탈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은 지난 1년 간 할리우드 영화산업에 비상한 관심을 보여왔다. AMC 시네마체인에 26억 달러를, ‘고질라’, ‘퍼시픽림’ 제작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에 35억 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이같은 투자는 중국의 문화친화적 이미지를 위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협조 하에 이뤄진 것이기도 했다. 

[사진=중국의 완다 무비파크]

하지만 왕젠린 회장은 최근 할리우드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일례로 완다그룹은 골든글로브 시상식 제작사인 딕 클라크 프로덕션을 10억 달러에 인수하려 했던 계획을 취소했다. 급기야 왕다롄 회장은 최근 몇 달 간 할리우드에서 아예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해외 자본유출 단속에 나선 중국 당국의 조치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의 후아후아 미디어도 파라마운트픽처스에 3년 간 1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던 계약을 파기했는데, 그 이유 역시 중국의 외국투자 정책 변화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드림웍스애니메이션의 전 대표 제프리 카첸버그는 “보다 민족주의적 접근 방식으로 정책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소프트파워 야심이 중앙아시아, 유럽 및 아프리카를 잇는 인프라를 건설하려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로 대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의 정책 변화에도 할리우드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상당하다고 FT는 지적했다. 중국 영화시장 수요가 급속하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은 세계 최대 영화시장인 미국과 경쟁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엔트그룹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중국의 박스오피스 수입은 평균 35%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20일 중국 박스오피스 수입은 사상 처음으로 500억 위안(약 8조1900억 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중국 인피니티 픽처스 설립자 데데 닉커만은 “중국은 할리우드 영화의 성공 여부에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애니 코카스 우드로윌슨센터 교수는 “중국 자본이 이탈하는 변화가 생겼지만, 할리우드에서 중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는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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