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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물가 어디로]올해 근원물가는 18년만의 최저치로 둔화…새해엔 물가 안정돼 ‘금리 논쟁’ 가능성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로 2012년 이후 5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상당 부분이 농축수산물 등 계절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근원물가의 상승 압력은 오히려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에는 수요 부분의 물가 압력이 다소 높아질 전망이지만, 전체 물가 상승세는 오히려 올해보다 둔화돼 금리인상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전체 물가는 크게 올랐지만 근원물가 상승세는 오히려 둔화됐다.

장기적이고 추세적인 물가 추이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은 2015년 2.2%에서 지난해 1.6%, 올해 1.5%로 2년 연속 둔화됐다.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0.3%) 이후 18년만의 최저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2015년 2.4%에서 지난해 1.9%, 올해는 1.5%로 2년 연속 상승세가 큰폭 둔화되면서 2013년(1.5%) 이후 4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농축수산물을 비롯한 신선식품 가격과 유가 급등 등 일시적ㆍ계절적 요인을 제외할 경우 경기회복에 따른 우리경제 내부의 물가상승 압력은 오히려 약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회복이 물가를 자극할 정도로 강력하지는 않다는 얘기다.

내년에도 수요부문의 물가압력이 올해보다 다소 높아지겠지만, 물가를 위협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주요 기관들도 내년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기획재정부)는 최근 발표한 ‘2018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7%로 예상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보다 더 낮은 1.5%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 연구기관들도 비슷해 현대경제연구원은 1.9%, LG경제연구원은 1.6%의 물가 상승률을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은 “그동안 미진했던 소비증가세가 높아지면서 서비스 물가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최저임금의 큰폭 상승과 기업수익성 개선으로 임금상승률이 높아지면서 수요 증대에 따른 물가상승 요인은 올해보다 소폭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은 하지만 “전반적인 경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는 데다 부동산 경기 둔화로 자산가격 및 임대료 상승세가 낮아지는 점은 물가 안정 요인”이라며 “국제유가가 50달러대 중반에 머물고 원화 절상으로 수입물가도 안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내년에 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경우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경기회복의 강도가 약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자칫 금리를 인상할 경우 전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한미간 금리역전과 자본유출 가능성에 대처하고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선 별도의 정책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되, 전체 경제에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금리인상은 경기와 물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KDI도 최근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통화정책은 물가와 경기상황을 감안해 당분간 완화적 정책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미 금리인상 등 대외요인의 영향은 환율 등 금융시장 가격변화를 통해 조절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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