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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강식당’ 대박 비결, 캐릭터에 리얼리티가 얹어졌을때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강식당’의 시청률이 무려 8.2%(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는 단숨에 1위로 진입했다.

‘강식당’은 예능 프로그램 성격상 독특하다.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과 리얼리티물의 특성이 합쳐진 형태가 됐다.

현재 예능은 ‘1박2일‘ ‘무한도전’ ‘런닝맨‘ 등 리얼 버라리어티 시대에 나온 몇 개의 예능과 ‘윤식당’ ‘한끼줍쇼’ ‘효리네민박’ ‘섬총사’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등 다수의 리얼리티물이 공존하고 있다.

그런데 ‘강식당’은 이 두가지 특성을 결합시켰다. 캐릭터 플레이(캐릭터라이즈드 쇼)만 있는 것도 아니고, 100% 관찰예능의 모습만 있는 것도 아니다.

멤버중 송민호와 안재현은 조금 덜하지만, 강호동(큰형) 이수근(일꾼) 은지원(은초딩)은 기존 예능에서 이미 캐릭터가 잡혀있다. 그런데 이들이 긴 호흡의 리얼리티물에 들어오니 조금 더 본래의 성격을 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나영석 PD는 “거기에 있는 멤버들이 짧은 호흡의 게임에는 익숙하지만 긴 호흡의 리얼리티물에는 익숙하지 않다. 그런 부분이 처음이라 식당을 운영하면서 어떤 캐릭터성을 보여줄지가 궁금했다”면서 “짧은 호흡의 게임에서는 진짜 자기 모습을 보여줄 수 없지만, 여기서는 그런 부분들이 좀 더 자세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들 멤버들은 리얼리티물에서도 리얼 버라이어티적 속성까지 재빨리 간파한다. 가령,강호동은 송민호 대신 들어와 주방에서 설거지를 담당하는 '박보검급 대타' 나영석 PD에게 “나 PD는 오늘부터 나노다. 나영석 노예”라고 말했다.

리얼리티물이 대세이긴 하지만,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한 곳에 모아놓고 관찰예능을 찍는 게 위험부담이 있다. 오히려 ‘강식당’ 같은 구조가 나영석 PD까지 포함해 모든 멤버가 한식구 같은 좋은 조합이 이뤄진다.

오랜 기간 프로그램을 함께 하며 알고지내는 사이여서 제법 심한(?) 말을 해도 용납된다. 손님들이 몰리면서 동생들의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동생들의 불만은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 모두 리얼한 상황이다. 오후 잠깐 쉬는 시간이 되자 바닥에  드러누워 버릴 정도로 힘들어했다. 

멤버들은 “그냥 ‘신서유기’만 하자”고 했다. 막내 송민호조차 “사직서는 어디다 내는 거냐”고 묻는다. 은지원은 힘들어 하기는 하지만, ‘은초딩’  캐릭터와는 달리 성실히 일하면서 손님들에게 친절하다.

‘일꾼’ 이수근은 느긋하게 투덜댄다. 그는 운전, 시장보기, 재료 다듬기, 손님 아기 보기 등 일이 많지만 이를 예능화한다. 이수근은 다른 곳보다 훨씬 친밀한 이 판 위에서 순간순간 치고 빠지는 ‘드립’은 과히 천재적이다. 이수근의 재치있는 말솜씨가 가장 잘 발휘되는 공간이다.

하지만 강호동은 여기서 “행복한 강식당이에요” “노 짜증 해피 키친” "바쁠수록 미워하지 말자. 서로"라고 계속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하면서 템포를 늦춘다. 강호동이 부드러운 것은 동생들이 어른이 돼 콘트롤 하기 힘든 점도 있지만, ‘강식당’에서 노동강도가 자신이 가장 많은 것도 아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나영석 PD는 “말로는 평화를 외치지만 요리는 튀기는 것밖에 하는 못하는 강호동”이라고 표현했다.

이렇게 기존 조합으로 새로움을 나타내는 ‘강식당’은 자칫 짝퉁, 아류 소리를 들을 수도 있었지만, 각종 예능의 장점들이 속속 드러나는 대박기획이 됐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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