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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열흘 ②] 상급종합병원 지정 보류 등 ‘거센 후폭풍’
-복지부,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이대목동병원 ‘보류’
-병원 측 과실로 드러나면 상급종합병원 탈락 가능성 커
-이미지 추락, 의료수가 삭감 등 상당한 타격 예상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사망한지 열흘이 지나면서 사망 원인이 점차 밝혀지는 분위기다. 특히 병원 측 과실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무게가 실리면서 이대목동병원에 대한 책임 추궁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제3기(2018~2020년) 상급종합병원으로 42개 기관을 지정하고 신생아 사망이 발생한 이대목동병원에 대해선 ‘보류’를 결정했다. 복지부는 이대목동병원의 지정 보류 이유로 신생아 중환자실 일시 폐쇄 등으로 현재 시점에선 상급종합병원 지정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상급종합병원평가협의회 의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생아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들이 사과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대목동병원의 상급종합병원 탈락 가능성은 높다. 사망한 신생아에게서 공통 발견된 시트로박터균이 이들이 맞은 지질영양 주사제에서도 검출됐기 때문이다. 병원이 주사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아직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결과 등을 종합해 사망 원인이 규명될테지만 현재로선 당초 예측대로 병원측 과실이 가장 큰 가능성으로 보인다.

신생아 4명이 한꺼번에 사망한 의료 과실이 발생한 이대목동병원은 더 이상 상급종합병원 지위를 유지하기 힘들게 된다. 이미 이대목동병원은 이번 사건으로 많은사람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상급종합병원 지정 보류 소식에 각종 포털사이트에서는 ‘이대목동병원의 상급종합병원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심지어 ‘지정 보류가 아니라 아예 병원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양천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상급종합병원이라는 곳의 관리가 얼마나 허술했기에 아기 4명이 한꺼번에 죽을 수 있나 이해가 안 간다”며 “집에서 제일 가까운 병원이 이대목동병원이지만 앞으로 이대목동병원을 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대목동병원의 상급종합병원 지위 유지는 힘들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대목동병원은 이번 사건에 앞서서도 축농증 환자의 엑스레이 사진을 잘못 봐 오진을 하거나 수액에서 벌레가 나오는 등 의료사고가 빈번했던 곳”이라며 “신생아 4명이 한꺼번에 사망한 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다면 국민들뿐만 아니라 의료계도 납득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대목동병원이 상급종합병원에서 탈락하게 되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우선 상급종합병원이 얻게 되는 진료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면 건강보험수가 종별가산율을 30%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종합병원은 25%로 떨어지게 된다.

무엇보다 이미지 추락으로 인한 타격이 가장 크다. 병원은 ‘안전’할 것이라는 신뢰가 첫 번째인데 이번 사건으로 이대목동병원은 ‘안전하지 못한 병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이번 사건 이후 이대목동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이화의료원의 다른 병원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화의료원은 오는 2019년 2월 마곡지구에 ‘이대서울병원’ 개원을 앞두고 있다. 이대서울병원은 일반 병실을 3인실로, 중환자실을 1인실로 운영하겠다는 파격적인 운영 계획안을 내놓았다. 의료원으로서는 많은 투자와 기대를 할 수 밖에 없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이대서울병원은 개원 전부터 핸디캡을 안고 출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대목동병원 사건은 같은 의료원 소속이며 이름도 비슷한 이대서울병원에도 좋지 않는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서울병원이 아직 메르스의 딱지가 있는 것처럼 이대목동병원에게 심어진 좋지 않은 인상은 몇 년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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