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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천서 목포 떠올리는 한국당…참사의 정치 도구화
불법증축·초기대응 문제점 지적
‘세월호’를 비교 대상처럼 활용
여야 프레임 싸움속 예방책 낮잠


자유한국당이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를 세월호에 비교해 비판했다. 각종 사건, 사고가 있을 때마다 세월호가 비교 대상처럼 튀어나온다. 그때보다 잘했나, 못했나를 따지기 시작하면서 참사는 정치적으로 도구화됐다.

‘너희도 똑같다’는 거다.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단절을 선언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더 두드러졌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지지율을 올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세월호’란 단어가 여당이 되자, 약점으로 변한 셈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및 소속 의원들이 26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UAE 원전 게이트 국정조사 촉구와 제천 참사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한국당은 지난 25일 제천 화재 현장을 찾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세월호와 똑같다”며 “세월호 때도 TV 화면을 통해 볼 때 배는 기울어져 가는데 구명정이 가서 배 주위만 빙빙 돌았다”고 했다. 이어 “현장에 출동한 지휘관들이 판단을 잘못하면 이런 참사가 난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이 사고를 세월호처럼 정쟁(政爭)에 이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했지만 이미 정쟁 한가운데 올라선 셈이다.

초기대응 및 예방미흡은 어느 참사에나 똑같이 쓰일 수 있는 단어다. 세월호 이후 모든 사고에서 이러한 지적이 나왔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이번 제천 사고에서는 불법 증축이 문제가 됐다. 당국이 조기에 불법을 잡아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세월호 선박 불법개조 의혹과 궤가 같다.

내부에 갇힌 시민을 수 시간 동안 지켜만 봤다는 점도 유사하다. 사고를 접수한 시점은 21일 오후 3시 53분이지만, 이후에도 유가족은 내부 희생자들과 전화 통화를 했다. 세월호 사고 때도 연락이 꾸준히 됐지만, 희생자를 결국 구하지 못했다. 국민과 가족이 불에 타죽는 모습과 익사하는 장면을 그대로 지켜봤기 때문에 충격이 컸다. 초기대응 문제도 통화할 정도로 의식이 있던 희생자를 내버려뒀다는 점에서 대두했다.

여당은 이러한 공세를 전 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홍 대표와 같은 날 제천을 찾아 “누적된 관행을 고치지 못하면 후진적인 안전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적폐’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누적된 관행 탓이 언제까지 먹힐지는 미지수다. 집권 1년차엔 설득력이 있지만, 집권 중반기가 넘어가면 전 정부가 잘못했다는 비판보다, 현 정부가 바꾸지 못했다는 구호가 설득력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홍태화 기자/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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